정부가 공개한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 청사진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첫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디플정 실현 계획 발표 이후 진행된 국제 행사로 국내외 산·학·연·관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IT서비스학회는 2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함께 한국과학기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2023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디플정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기관이 후원했다. ‘디플정, 글로벌 혁신선도국가 비전과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미국 등 선진국의 디지털정부정책을 모방하던 ‘캐치업’ 전략에서 벗어나 인류사에 없던 새로운 디지털플랫폼정부 모델로 선도국가로 거듭나는 윤석열 정부 메시지를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이번 학술대회는 디플정 구현을 위한 국내외 우수한 연구 결과가 공유되고, 앞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며 “디플정을 구현하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하는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방문객 1500여명이 몰렸다. 세계적인 명문 대학교 가운데 하나인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교수진이 디플정 미래를 함께 논의하기 위해 참가했다. 영국, 호주, 에스토니아 등 디지털 정부 리딩 국가가 대거 발표에 나섰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과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기조 강연을 맡았다.
고진 위원장은 ‘디플정 실현계획’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부와 민간이 긴밀 협력해 세계적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는 희망차고 담대한 도전”이라며 “국민이 불편함을 느끼는 요소를 모두 없앤 ‘국민행복 플랫폼’, 국민을 중심으로 모든 정부 기관이 원팀으로 뛰는 ‘정부혁신 플랫폼’, 기업에는 무한한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 성장 플랫폼’‘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학수 위원장은 ‘데이터 혁신을 위한 국민 신뢰 확보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도입된 마이데이터(자신의 정보를 관리·통제)를 통해 국민이 본인 정보를 원하는 곳으로 전송할 권리를 보장하고, 데이터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데이터 표준화 등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기(다크패턴) 방지, 식별·인증·보안체계 등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 트랙과 세션은 다양하게 구성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DPG) 국제학술대회 △데이터·AI 활용 DPG 및 정보기술(IT) 서비스 △디지털경험혁신 △DPG와 디지털기술혁신(IITP) △DPG와 공공서비스 △DPG와 IT서비스 인프라혁신 △디지털 원 정부(One Gov) 서비스혁신 △안전하고 투명한 DPG 등 8개 트랙과 38개 세션이 마련됐다.
특히 데이터·AI 활용 DPG 및 IT서비스, 디지털경험혁신, DPG와 공공서비스 트랙이 이목을 끌었다. 데이터·AI 활용 트랙에서 ‘데이터기반 고객경험혁신’ 세션은 삼성카드가 최근 CJ올리브네트웍스·네이버클라우드·NICE평가정보·롯데멤버스와 함께 체결한 ‘데이터 네트워크 얼라이언스(동맹)’를 홍보하는 첫 무대다. ‘초거대 AI’ 세션에서는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 등이 참여해 챗GPT 한계를 넘어선 고도화 전략 등을 발표했다.
디지털경험혁신 트랙에서 ‘디지털 금융혁신’ 세션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전통 은행 데이터와 AI 분야 사령탑이 대거 참석했다. 금융 디지털 혁신을 논의했다.
권헌영 IT서비스학회장은 “디지털기술이 개인 일상은 물론 국가 및 기업 운영에 깊이 스며드는 디지털 심화가 가속하고 있다”며 “AI, 데이터 등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만큼 20여년 역사의 IT서비스학회가 혁신과 규제 갈등 사이에서 조화를 꾀하고, 미래에도 학문과 현장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경진 학회 조직위원장 겸 한양대 교수는 “디플정이 단순히 정부 디지털화를 넘어 민관이 함께하는 성장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초거대 AI 기술 활용, 개인정보,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 디지털격차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며 “앞으로도 학계가 다양한 학술 활동 등 수준 높은 학문적 기반으로 디플정 글로벌 선도국가로 미래를 밝히기 위해 심도 있게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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