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배터리 자유특구, 사용후 배터리 산업화 중심으로 자리매김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2020년 461억달러에서 2030년 351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가 이차전지를 국가전략 핵심산업으로 꼽고 집중 투자하고 있는 이유다.

이차전지 공급망으로 보면 국내 업체가 글로벌 선도권이다. 원료부터 소재, 셀, 모듈/팩, 충전 인프라까지 모든 영역에서 국내 기업들이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에 위치한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포항블루밸리국가산단에 위치한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포스코와 에코프로그룹, 엘앤에프, SK머티리얼즈 등 이차전지 공급망을 구성하는 주요 기업들이 포항을 중심으로 경북지역에 집중돼 있다.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차세대 배터리 리싸이클링 규제자유특구(2019년 7월 지정)가 사용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자유특구에는 대기업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11개 기업이 13조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2조원 가량은 이미 투자가 이뤄졌다.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2021년 준공한 혁신 인프라 경북테크노파크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센터장 이영주)는 이차전지 리싸이클링 체계를 구축하고, 혁신플랫폼 구축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차전지 보관과 성능평가, 등급분류, 기술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내부 시설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내부 시설

국내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선순환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 회수체계와 평가·매각, 재제조, 재사용·재활용과 관련된 다양한 법규를 정비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핵심 역할을 했다.

2021년에는 전기차 자원순환 클러스터에 지정됐고, 전기차배터리수거센터로 지정된데 이어 배터리 자동평가센터와 고안전 보급형 LFP배터리 상용화센터도 2025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성능평가를 위한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의 폐배터리 보관능력은 1500대로 국내 사용후 배터리 산업화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 면모를 갖추기 위한 사업도 속도를 낸다. 2024년까지 총 487억원을 투입해 2단계 확장사업이 진행중이다. 초고속 인라인 자동평가체계를 갖춘 배터리 자동평가센터도 2025년까지 구축한다. 센터가 구축되면 현재 하루 1대 평가에서 하루 500대를 평가할 수 있는 규모다.

중국 이차전지 시장이 LFP(리튬리튬인산철)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LFP 배터리 상용화지원사업도 유치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94억여원을 투입해 고안전 보급형 배터리 상용화 기반구축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영주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장은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이 수도권과 영남권이 전국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우세하다. 포항은 사용후 배터리 산업화를 지원할 모든 인프라를 갖췄다”면서 “포항 배터리 리싸이클링 규제자유특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혁신성장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는 다양한 후속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우선 국가 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양극재산업 특화단지(산업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규제자유특구에는 글로벌 이차전지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원활한 투자 지원을 위해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혁신특구사업과 국가전략기술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평가와 재사용, 재활용 관련 국제기준을 선점할 수 있는 토대다. 현재 유럽과 북미, 중국의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발생량이 90%를 차지한 만큼 글로벌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이 센터장은 “사용후 배터리는 폐기물이 아닌 고부가가치 자원이기때문에 안전하고 친환경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산업분류코드 개선,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확립, 대단위 실증테스트 구축과 운용, 재활용 공정 폐수 친환경 처리 실증테스트 배드 운용 등이 필요하다”면서 “포항은 향후 2030년 배터리 관련 산업 시총 70조원,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