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전력공급을 요청한 사용자 중 65%가 데이터센터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수도권에서 접수받은 전력공급 신청 551건 중 96건에 대해서는 이미 전력공급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가뜩이나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까지 몰리면서 계통포화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전자신문이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한전의 ‘전기사용예정통지에 따른 전력공급방안’에 따르면 올해(1~5월)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및 경기도의 전기사용예정통지 신청은 총 551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64.9% 수준인 358건이 데이터센터 용도로 활용하기 위해 전력공급을 신청했다. 공장 건설 등으로 인한 신규 전력공급 신청보다 데이터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전력공급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전은 수도권의 전기사용예정통지 신청 551건 중 114건에 대해 이미 검토를 마쳤다. 이 중 96건은 전력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검토를 마친 전기사용요청 건 중 84%가 전력공급이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특히 한전은 데이터센터의 경우 전력공급이 특히 힘들다고 보고 있다. 한전이 올해 수도권에서 전력공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96건 중 66건은 데이터센터 용도로 신청한 사례였다.
홍정민 의원실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력이 부족해 신청 공급이 거절당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면서 “수도권 전력공급이 바닥났다는 신호”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서버·스토리지를 가동하는 대표 전력 다소비 시설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1개당 평균 연간 전력사용량은 25GWh로, 4인가구 기준 6000세대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적어 수도권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인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통과돼 전력분산을 위한 법 근거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정민 의원은 “가뜩이나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에 막대한 전력소비와 함께 일자리도 거의 창출하지 못하는 데이터센터가 전체 신청의 3분의2 이상을 신청한 현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분산에너지법이 통과되면 수도권에 몰리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지방으로 이전하고 수도권에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일반 사업장에 우선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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