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춘에 대한 집착으로 매년 수십억원을 투자해온 미국의 40대 백만장자가 이번에는 친아들의 피를 수혈받아 도마에 올랐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IT 사업가인 브라이언 존슨(45)은 자신의 신체 나이를 만 18세처럼 되돌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여러 의사와 함께 ‘프로젝트 블루프린트(Project Blueprint)’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 일환으로 그는 최근 몇달 사이 익명의 젊은 기부자들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혈장을 수혈받았다.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최근에는 자신의 친아들 텔메이즈(17)를 텍사스의 한 의료원으로 데려가 1리터에 달하는 피를 뽑게 했다. 텔메이즈 전체 혈액량의 5분의 1 정도로 추정되는 양이다. 이렇게 뽑아낸 피에서 분리된 혈장은 아버지 브라이언에게 주입됐다.
이날 혈장 기증은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브라이언 또한 자신의 피를 뽑아 혈장을 분리한 뒤 70세 친아버지에게 주입해 ‘3각 기증’을 완성했다.
브라이언 3대의 혈장 교환 사례를 놓고 일부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전에도 회춘 요법이라는 명목으로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피를 ‘교체’하는 실험은 있었지만, 인체를 상대로 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는 것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 병원에서 일하는 생화학 전문가 찰스 브레너는 “우리는 이것이 어떤 것에라도 유효한 인체 치료가 되는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서 “나는 이것이 역겹고, 증거가 전무하며, 상대적으로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혈장 주입은 의학계에서도 간 질환, 화상, 혈액 질환 등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에서 쓰이는 요법이다. 코로나19 치료에도 일부 코로나 환자에게 앞서 코로나에 걸렸다 회복한 사람의 혈장이 투입되는 방식으로 사용된 바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이런 방식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한 브라이언 사례를 보도한 블룸버그도 “뱀파이어 같은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대체로 부유한 사람이 젊고 덜 부유한 사람에게서 혈장을 기부받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브라이언 존슨은 디지털 결제 업체인 ‘브레인트리’를 세운 뒤 이를 매각하며 돈방석에 앉은 인물이다. 현재는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벤처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전부터 부를 이용해 노화를 늦추거나 아예 역행하는 방법을 찾는 데 연간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이 직접 실험 대상이 돼 식사, 수면, 운동을 포함한 의학적 진단과 치료법을 찾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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