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경제정책 수장들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을 맞아 미·중 패권경쟁 등 복합위기를 돌파할 지혜를 모았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낸 강경식 전 부총리는 “우리 스스로 구조개혁을 주도했다면 외환위기는 애시당초 없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60년을 위해 미·중 패권경쟁에 슬기롭게 대응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5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한국경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각종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민간기업 중심의 산업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후위기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추진하고, 한국경제의 가장 큰 구조적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경제안보 확보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경식, 전윤철, 현오석 등 지난 60년간 7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을 통해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사령탑들이 모여 미래 발전전략을 논했다.
강경식 전 부총리는 1997년 외환위기를 회고하며 ‘한국 경제발전, 도전과 선택’을 주제로 기조발제 했다.
강 부총리는 “한국은 OECD라는 선진국 클럽에 가입했지만 닥쳐오는 경제불황에 대처하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했고 경상수지 적자는 1996년 231억달러까지 증가했다”면서 “IMF라는 외부 요인없이 우리가 구조개혁을 주도했다면 외환위기는 애시당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개혁과 개방을 통해 IMF 위기를 극복한 역사를 교훈 삼아, 최근 한국경제를 둘러싼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60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미·중 패권경쟁에 따른 탈세계화 등 국제상황에 대한 슬기로운 대응과 포퓰리즘 정책 정상화 그리고 노동개혁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2002년 경제사령탑 전윤철 전 부총리는 정부는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규제 기능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부총리는 “1990년대 이후 국가주도 수출개발전략은 세계화, 정보통신혁명 등 시대적 변화 과정에서 경제효율성이 저하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민간이 창의성을 발휘해 시장 창출이 활성화되도록 규제는 혁파하되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칙을 만들고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3년 경제수장 현오석 전 부총리는 최근 국제경제 변화 중 산업정책 부활에 주목했다.
현 부총리는 “미국 등 많은 선진국이 과거에 반대했던 정부주도 산업정책을 도입 중”이라면서 “미중간 갈등, 지정학적 요인을 당면한 한국은 지역적 동맹을 통한 산업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가치동맹에 뿌리를 두되 경제적으로는 여타 국가와도 상호 공존할 수 있는 여지를 둬야한다”면서 “한중 FTA를 활용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잘 이끌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 60주년 기념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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