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이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웨이퍼 등 핵심 소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주력인 태양광 모듈의 수요가 폭증했다. 올해 태양광 사업이 석유화학을 뛰어넘는 주력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29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핵심 요인은 ‘원재료 가격 하락, 판가 유지’로 요약된다.
웨이퍼 가격은 지속 하락했지만 주력 생산제품 태양전지·모듈 가격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웨이퍼 가격은 2분기 들어 반토막 났다. 태양광 가격 정보 사이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M10 모노 웨이퍼’ 가격은 2월 피스당 0.9달러대에서 이달 들어 0.5달러까지 하락했다.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다. 이 달 넷째 주 기준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평균 거래가격은 ㎏당 15.11달러로 연중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월 둘째 주 ㎏당 28.76로 최고치를 찍은 뒤 16주 연속 하락했다.
반면 태양전지·모듈 가격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M10 모노 퍼크 태양전지는 연초부터 이달까지 와트(W)당 0.1달러대, 모듈은 W당 0.2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태양광 설치량 증가로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한데 따른 결과다.
이해석 고려대 교수는 “웨이퍼 보다 태양전지 제조가 진입장벽이 높고 차별화 여지가 크기 때문에 가격 하락폭에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면서 “현재 태양전지·모듈 제조 기업의 수익성 개선에 매우 유리한 환경이 펼쳐졌다”고 분석했다.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업계는 올해 태양광 폴리실리콘 가격이 ㎏당 12달러대에 수렴할 것으로 본다. 여전히 공급과잉 국면이고 재고 또한 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태양전지·모듈 수요는 꾸준하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을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320GW로 추산했다. 미국을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의 올해 태양광 설치량은 전년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난 40GW로 전망된다. 멕시코 등 북미를 포함하면 60~70GW 규모로 추산된다. 태양광 제조 포트폴리오를 태양전지·모듈로 한정하고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한화솔루션으로서는 최상의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 부문 한화큐셀의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모듈 생산능력은 1.7GW다. 모듈 생산세액공제 7센트를 고려하면 분기에 300억원 안팎의 추가 영업이익 발생 효과가 생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96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가운데 신재생 에너지 부문 영업이익은 3501억원이다. 올해는 신재생 부문이 최대 수익원으로 자리했다. 지난 1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2714억원으로 이 가운데 2450억원이 신재생 부문에서 나왔다. 2011년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최대 규모 영업이익이다.
증권업계는 석유화학 시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사업 호황에 힘입에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의 미국향 판매비중 확대는 평균판매가격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면서 “미국 중심의 중장기적 성장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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