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에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활용해 청정수소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청정수소를 원전을 활용해 생산하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600개에 이르는 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 정부와 한수원은 2027년까지 10㎿급 원자력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등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수력원자력,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가 개최한 ‘원자력 청정수소 국제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원전을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 현황과 방향에 대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원자력 수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산하 원자력에너지기구와 프랑스 원자력, 대체에너지 위원회 등 국내외 산학연 전문가 150여명이 참여했다. 주요 인사로는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 문재도 H2KOREA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 산업부와 한수원은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활용해 청정수소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차관은 “원전은 저렴한 전기와 열을 공급할 수 있는 무탄소 전원으로서 그간 우리 경제성장의 밑거름이었다”면서 “원전은 (향후에도) 재생에너지 등과 함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역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원은 실제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7년까지 원자력 청정수소를 시범으로 생산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황 사장은 “ 그린수소 실증연구센터를 구축해 국내 최초로 알카라인(ALK)과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설비를 48시간 연속 시운전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함께 2024년 3월을 목표로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기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3월까지 10㎿급 원자력 청정수소생산을 위한 시범사업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원자력 청정수소는 탄소중립·에너지안보에 동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황 사장은 “이미 세계적으로 약 600개 이상 수소 프로젝트들이 발표되는 등 수소 시장은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국내 또한 2050년 ‘넷제로(Net Zero)’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탄소 저감량의 약 30%를 수소로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루카스 미르(Lucas MIR)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자력에너지기구 리더는 “수소 생산에 원자력을 사용하면 온실가스 감축량을 10% 줄일 수 있고, 난방까지 하면 2050년까지 30% 감축할 수 있다”면서 “야심찬 경로를 가려면 당연히 열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자력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면 기존의 화석연료에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적용했을 때보다 훨씬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루카스 미르 리더는 수증기 개질 공정(Steam Methane Reforming)과 화석연료를 활용했을 때는 1㎏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11~26㎏ 이산화탄소를 배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CCUS 기술을 적용하면 1㎏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1.5~6.3㎏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원전과 수전해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기준 0.1~0.3㎏의 이산화탄소만 배출하면 된다고 전했다.
부산=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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