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록인’으로 불황 넘는다…e커머스 유료 멤버십 ‘격돌’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계열사간 시너지
쿠팡 와우멤버십, 쿠팡이츠 할인 추가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여행상품 포인트 적립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세계유니버스클럽

국내 e커머스 업계 ‘유료 멤버십’ 경쟁이 본격화됐다. 쿠팡과 네이버가 각각 ‘와우 멤버십’ ‘플러스 멤버십’으로 앞서는 가운데 유통 공룡 신세계가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유료 멤버십은 플랫폼 캐시카우 역할을 하면서 ‘록인효과’를 거둘 수 있다. 차별화된 멤버십 혜택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려는 각 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내달 8일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을 공개한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온라인 계열사 SSG닷컴·G마켓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오프라인 계열사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혜택을 더한 새로운 유료 멤버십이다. 온·오프라인에 걸친 쇼핑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신세계유니버스’에 붙잡아 두겠다는 의도다.

현재까지 알려진 혜택은 기존 스마일클럽 혜택을 재조정하는 수준이다. 가입 시 제공하는 ‘웰컴기프트 포인트’는 3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축소된다. 적립 혜택도 G마켓 스마일배송 1%, 스마일프레시 5%에서 신세계포인트 0.1%로 변경된다. 대신 SSG닷컴은 매달 최대 7% 할인 쿠폰 5장을 지급한다. 차별화를 위해서는 백화점·마트·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계열사에서 과감한 혜택을 내걸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유료 멤버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쿠팡·네이버 등 거대 e커머스에게 유통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서는 계열사 간 시너지가 필수적이다. 강점인 오프라인을 통해 온라인 계열사 G마켓과 SSG닷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생각이 분명하다.

유료 멤버십 효과는 이미 확인했다. 지난해 4월 출시한 SSG닷컴·G마켓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은 출시 이후 기존 G마켓 멤버십 회원 약 100만명을 흡수했다. 통합 멤버십으로 이동한 회원 거래액은 SSG닷컴 멤버십 회원 거래액 약 50%를 차지한다. 스마일클럽 회원은 일반 고객에 비해 구매 객단가가 약 2.1배, 주문 건수는 약 2.8배 높았다.

국내 e커머스 3사 유료 멤버십 비교
국내 e커머스 3사 유료 멤버십 비교

쿠팡도 맞불을 놓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 혜택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할인을 추가했다. 멤버십 회원은 횟수 제한 없이 매 주문마다 5~10%를 할인 받는다. 현재 강남·서초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과 경기·인천 일부 지역까지 적용을 확대했다. 멤버십 유인 효과를 키우는 동시에 구축해 놓은 쿠팡 생태계를 기반으로 배달앱 시장 영향력도 강화하는 전략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은 지난해 기준 1100만명을 넘어섰다. 무료 배송과 반품, 당일 배송 등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에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담아 차별화에 성공했다. 객단가가 높고 쿠팡 생태계 내 지출이 활발한 와우 회원은 쿠팡의 성장 기반이다. 앞으로도 쿠팡이츠 할인을 비롯해 멤버십 혜택을 더욱 확대해 잠재 소비층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플러스멤버십
네이버플러스멤버십

네이버도 신규 혜택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플러스 멤버십에 여행상품 포인트 적립 혜택을 추가했다. 회원이 네이버 여행상품 이용 완료 시 이용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다. 국내외 호텔과 항공 티켓, 여행사 패키지 등이 적용 대상이다.

네이버 멤버십의 가장 큰 강점은 간편 결제다. 멤버십 회원이 네이버쇼핑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최대 5%를 적립할 수 있다. 적립 금은 사용자를 록인해 네이버 커머스 소비를 유도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실제 멤버십 사용자 네이버쇼핑 결제액은 가입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40% 이상이 멤버십 사용자를 통해 발생한다.

다양한 브랜드 제휴를 통해 혜택을 다변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정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쇼핑부터 디지털 콘텐츠, 오프라인 등 다양한 혜택으로 설계한다. 매달 OTT, 스포츠 중계,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1개를 선택해 무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선보인 대학생 전용 멤버십 ‘스튜던트’는 게임, 리셀 플랫폼 등 맞춤형 혜택을 담았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