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대중 외교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친미정책 중심의 외교 전략으로 한·중 갈등이 불가피해졌으나 척질 수 없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조만간 중국 현지에 방문해 직접 어려움을 듣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중국 수출·진출 기업 애로사항 청취 긴급간담회에서 “대한민국 경제 자체가 세계경제와 다른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이었던 북방경제, 중국과의 교역문제, 중국에 대한 경제 진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 위기를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국 수출의 최근 동향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에 대한 애로 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했다. 또 이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입안과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준비했다.
민주당은 대중국 무역 수지 부진의 원인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 탓으로 돌렸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3년도 5월 20일까지 무역적자 수준은 295억달러(약 39조원)에 이른다. 아울러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전년 대비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나 감소했다. 반면에 미국은 단 2%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 대표는 “(지금의 위기는) 국가 간 관계들이 갈등 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본다면 미국이나 일본, 유럽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오히려 더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윤 정부에 ‘실용적 외교’를 주문했다. 이 대표는 “군사 문제는 군사 문제, 경제 문제는 경제 문제로 이렇게 분리해서 외교 문제는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우리는 과연 그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외교는 국익 중심의 실용적인 태도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경제 측면에서 대한민국의 외교가 우리 기업과 우리 경제에 실제로 도움 되는 방향으로 진척되고 있는지 한 번쯤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한 이번 간담회에서 업계 측은 대중 외교 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반도체 수출 등과 관련한 내용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측은 이른바 ‘중간재’ 등을 둘러싼 어려움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 업계의 어려움을 들은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책을 조만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태년 민주당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중국 방문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민생경제특위의 중국행은 이르면 6월 중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 한중관계 미중패권전쟁에 있다 보니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이를 풀려면 한중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비록 야당이지만) 대중 관계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중요하다. 대중 강경 정책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으나 국회나 정치권에서 풀어주길 바란다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외교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건 당연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경제특위가 중국 방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중외교가 사실 어려운데 이러한 폭을 넓힐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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