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도 서울에서 쓰던 교통카드 그대로…카드 뒤에 '이것 표시' 확인해보자

뉴욕 선불식 교통카드 메트로카드 / 출처: 앳홈트립
뉴욕 선불식 교통카드 메트로카드 / 출처: 앳홈트립

곧 뉴욕 여행 계획이 있어 체크리스트를 정리하다가, 문득 대중교통 승차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년 전, 뉴욕에 갔을 때도 선불식 대중교통 카드 ‘뉴욕 메트로 카드(Metrocard)’를 사용했던 기억이 났거든요. 처음 갔을 때는 일단 지내는 곳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탑승권을 구매했습니다. 워낙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승차권 발권기에서 한국어도 지원해 구매는 어렵지 않았어요..

메트로 카드만 있으면 지하철은 물론 버스까지 탑승할 수 있어 상당히 편리했어요. 불편한 점도 있었죠. 메트로 카드를 리더기에 긁고 들어가야 하는데 종종 인식이 안 되곤 했거든요. 개찰구가 열리지 않아 진땀을 빼기도 했어요. 물론 뉴요커들은 너무도 익숙한 일이겠지만, 미숙한 관광객에겐 참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출처: OMNY
출처: OMNY

그러다 최근 이것 저것 알아보는데, 뉴욕 대중교통 결제 방식이 예전 방문했던 때와 많이 변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현재는 2024년까지 메트로 카드를 없애는 걸 목표로, 새로운 교통 시스템 ‘옴니(OMNY)’를 전 역사에 확대했다고 해요.

옴니는 지난 2019년 5월,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일부 뉴욕시 지하철 역에서 시범 운영하기 시작한 비접촉식 요금 지불 시스템입니다. 탑승객의 카드가 신용카드, 체크카드, 선불카드 등 종류에 상관 없이 그저 ‘컨택리스 카드(Contactless Card)’라면 단말기 인근에 카드를 탭하고 그대로 지나가면 된다고 해요. 물론 근거리무선통신(NFC)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애플페이나 삼성페이 등 간편결제에 카드를 등록해 스마트기기로 결제할 수도 있습니다.

뉴욕에서도 서울에서 쓰던 교통카드 그대로…카드 뒤에 '이것 표시' 확인해보자

그런데, 컨택리스 결제가 대중교통에 보급된 곳은 뉴욕뿐만이 아닙니다. 유럽이나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도시에서 컨택리스 결제가 도입되고 있어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영국 런던은 국내에서 쓰던 컨택리스 카드를 들고 가서 그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컨택리스 카드가 '해외 여행 필수템'으로 꼽히기도 해요. 도대체 컨택리스 카드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확인하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할게요.

컨택리스 카드, 그게 도대체 뭔데?

출처: 구글
출처: 구글

컨택리스 카드(Contactless Card)는 문자 그대로 '비접촉식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카드에요. 비접촉식 결제 기술은 EMV의 주도로 개발됐는데요. 컨택리스 카드는 단말기에 직접 닿지 않아도 결제가 이뤄지는 카드를 말합니다. 직접 접촉할 필요 없이 데이터가 양방향으로 송·수신돼 결제되는 거죠. 물론 국내에서는 아직 단말기에 카드를 꼽거나 긁는 직접 결제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애초에 컨택리스 결제를 위해서는 NFC 결제 단말기가 필요한데, 국내 보급률이 10%에 불과하기 때문이에요.

현재 국내에서는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매장에서만 컨택리스 카드 결제가 가능해요. 하지만 해외 가맹점에서는 컨택리스 결제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당연히 컨택리스 카드 이용률도 높겠죠. 직원에게 카드를 건네지 않아도 돼 보안에 유리했고, 코로나19 펜데믹 때는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었어요.

출처: 비자
출처: 비자

국내에서도 애플페이가 상륙하면서 컨택리스 카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습니다. 지난 3월,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는 국내 서울, 경기, 5대 광역시 만 20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컨택리스 결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응답자의 70%가 컨택리스 카드를 1년 내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어요. 또한 무려 90.5%가 해외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면 컨택리스 카드를 발급 받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만큼 해외에서 내 신용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거겠죠.

카드를 꺼내 뒷면을 확인하세요…컨택리스 카드 확인법

컨택리스 카드 로고 / 출처: 마스터 카드
컨택리스 카드 로고 / 출처: 마스터 카드

우선 해외 대중교통 이용 시 내 카드를 사용하고 싶다면, 해당 카드나 비자카드, 마스터카드(Master Card),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유니온페이(Union Pay), JCB 등 글로벌 브랜드의 카드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해외 겸용 카드이면서 교통카드 기능이 있어야 하는 건 기본이고요. 신용카드던, 체크카드던 상관 없어요. 물론 선불카드도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카드 뒷면에 있어요. 카드 뒷면에 와이파이 아이콘을 닮은 컨택리스 로고가 있다면, 비접촉식 결제 기능을 지원하는 카드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반드시 이와 동일한 마크여야 한다는 거예요. 비슷하게 생겨도 안 됩니다. 특히 우리카드 사용자는 본인 인증 시 사용하는 터치사인 마크와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해요.

왼쪽 카드 상단에 표시한 부분은 우리카드 터치사인 마크로, 이는 오른쪽 하단 컨택리스 카드 마크와 혼동될 수 있다
왼쪽 카드 상단에 표시한 부분은 우리카드 터치사인 마크로, 이는 오른쪽 하단 컨택리스 카드 마크와 혼동될 수 있다

물론 컨택리스 카드가 있다고 해서 한국에서 사용하던 카드를 어디서나 제약없이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여행지의 대중교통 단말기가 컨택리스 결제 기능을 지원해야 하고, 단말기가 내 카드의 글로벌 브랜드를 지원해야 하죠. 국제 신용 결제 시장에서 비자카드는 60%, 마스터 카드는 30%의 점유율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비자, 마스터카드는 컨택리스 결제를 대중교통에서 시행하는 국가라면 대부분 지원할 거예요.

반면 유니온페이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JCB 등의 브랜드는 국제 신용 결제 시장 점유율이 낮습니다. 비자, 마스터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범용성이 낮아 결제 단말기에 따라 해당 브랜드를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만약 해외여행을 위해 컨택리스 카드를 발급 받을 계획이 있다면 비자나 마스터카드로 발급 받는게 가장 무난할 거예요.

비자, 마스터 컨택리스 카드만 있으면 해외 어디서든 다 가능? ‘응 아니야’

출처: 마스터 카드
출처: 마스터 카드

물론 비자나 마스터 카드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정말 두 장만 챙기면 큰 코 다칠 수 있어요.

한국인 인기 여행지는 중국과 일본을 놓고 비교해볼까요. 이 두 나라만 봐도 상황이 완전히 다릅니다. 중국의 경우, 유니온페이 계열 컨택리스 카드로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어요. 반면 일본은 지난해까지 비자 컨택리스만 지원했는데요. 올해부터 마스터카드, JCB,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다이너스 클럽(Diners Club) 카드까지 모두 지원한다고 밝혔어요. 그래서 곧 거의 모든 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으로 보여요. 가까운 국가라도, 나라마다 또 도시마다 상황이 달라 출발 전에 이런 특이 사항을 면밀히 살펴봐야합니다.

다가오는 여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그 어느 때보다 해외 여행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럴 때 컨택리스 카드와 함께 여행 계획을 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테크플러스 이수현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