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확정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로드맵안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달성 가능성이 낮은 목표를 제시했고, 이 때문에 법정 에너지 계획들도 비현실적으로 설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등 세계 주요국도 2030 NDC를 법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전력산업연구회가 31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이 같은 목소리를 쏟아냈다.
전력산업연구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최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된 ‘2030 NDC 이행로드맵안’에서 제시된 감축목표와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국내 에너지 계획의 현실적인 제약을 따져보고 심도깊게 논의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가 ‘NDC 목표의 허구성과 거시경제 불안정성’, 박호정 고려대 교수가 ‘NDC 법제화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박주헌 동덕여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토론을 진행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 자리에서 2030 NDC가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설정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국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가 과도하며, 더 나아가 NDC 목표가 설정되는 과정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재원 마련과 비용에 대한 구체적 방안도 전무해 현실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2030 NDC로 에너지계획이 비현실적인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NDC 상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결국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원믹스가 비현실적으로 제시됐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15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이 수급관리라는 미봉책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박호정 고려대 교수는 세계 주요국은 NDC를 법제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법제화하지 않은 대표 국가다. 독일은 연방기후보호법에 2030년 NDC 목표를 담았지만 석탄발전 폐쇄는 우리나라처럼 기본계획이 아닌 시장 메커니즘의 경매방식을 취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NDC를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을 근거로 규정했다. 전력수급계획, 국토종합계획, 신재생기본계획, 수소경제이행기본계획 등 수많은 국가기본계획에서 의무적으로 따라야한다.
박 교수는 NDC 목표설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조차도 여타 기본계획에서는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정책 수립과정에서 오차가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에서는 이동규 서울시립대 교수가 NDC의 목표 경로에 맞춰 저탄소화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이며 실현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에너지와 산업 부문 탄소중립에 정부가 과감하게 투자해 기업에 분명한 신호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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