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년 만에 냉장고 렌털 확대...대형가전 강화

LG전자가 3년 만에 냉장고 렌털 라인업을 추가했다. 중소형 가전 렌털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대형 가전 품목을 확대, 신규 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다. LG전자는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면서 렌털을 가전 수요 둔화에 맞선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LG전자는 최근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2종 렌털 판매를 시작했다.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노크온 더블매직스페이스(자료: LG전자 홈페이지)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노크온 더블매직스페이스(자료: LG전자 홈페이지)

이 제품은 냉장고 라인업 중 가장 수요가 많은 상냉장·하냉동 일반형 냉장고다. 소비자가 원하는 패널 색상을 고를 수 있는 오브제컬렉션 라인업에 노크온 모델을 추가해 냉장고 안을 볼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7년 계약 기준 월 5만원대 요금제로 출시했다.

LG전자가 렌털 라인업에 냉장고를 넣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LG전자는 2017년 얼음정수기 냉장고에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관리하는 케어 솔루션 서비스를 처음 적용했다. 2020년부터는 렌털 구매 방식도 도입했다. 3년 만에 냉장고 렌털 라인업을 확대, 판매 방식을 다변화했다.

냉장고 렌털 추가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LG전자의 대형가전 렌털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얼음정수기 냉장고와 달리 일반형 냉장고는 주기적인 방문 관리 서비스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품목이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하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가인 대형가전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도 전략적으로 렌털 품목에 포함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LG전자는 가전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렌털 사업을 꾸준히 확장했다. 2009년 정수기를 시작으로 렌털 사업에 착수한 이래 에어컨,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은 물론 스타일러, 식물재배기, 건조기 등 신(新)가전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으로 적극 이용했다. 2018년 공기청정기, 정수기, 안마의자 등 6개였던 렌털 품목은 현재 15개까지 늘었다.

LG전자 렌털 품목
LG전자 렌털 품목

LG전자의 지난해 렌털 사업 매출은 73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가량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5% 증가한 1971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올해 일찌감치 렌털 품목 다각화와 해외 시장 공략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예고했다. 분해, 세척 등 전문 기술력을 차별화로 내세운 만큼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 가전 중심으로 추가적인 품목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말레이시아에 첫 출시한 정수기 렌털 상품도 연내 중대형 품목까지 늘려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 달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수기 외에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에어컨, 청소기 등 연말까지 렌털 적용 제품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신규 국가 확대에 대한 전략적 검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냉장고 렌털 품목 확대는 수요가 가장 많은 상냉장 하냉동 제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꾸준한 품목과 시장 확대로 렌털 사업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