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누적 세수가 전년 대비 무려 약 33조원 급감했다. 법인세는 작년 기업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한 달 동안 9조원 감소했다. 정부 예상보다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세금 수입에 큰 구멍이 나며 국가재정에 적색등이 켜졌다.
기획재정부가 31일 발표한 ‘2023년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1~4월 국세수입은 134조원으로 전년 동기(167조9000억원) 대비 33조9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덜 걷힌 세수는 9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달 월 국세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33.5%로 2000년 정부 집계 이래 가장 낮다. 작년 동월 42.4%는 물론이고, 최근 5년 평균 4월 진도율 37.8%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달은 소득세, 법인세 관세, 교통세 등 주요 세목에서 모두 큰 폭으로 세수가 줄었다.
특히 4월 법인세는 작년 기업 영업이익 감소와 중간예납 기납부세액 증가 등으로 한 달 동안 9조원 감소했다. 1~4월 누적 법인세는 총 3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조8000억원(30.8%)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중간예납 기납부세액이 증가하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 많은 기업이 법인세를 분납하는 만큼 다음 달 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달 소득세는 부동산 거래 감소 등으로 인해 양도소득세 중심으로 1조8000억원 감소했다. 1~4월 누적 소득세는 종합소득세 기저효과까지 겹쳐 8조9000억원 감소했다. 실제 주택매매량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8.9%나 급감하며 올해 양도소득세는 7조2000억원 줄었다.
4월 부가가치세는 소비 증가에 힘입어 1조8000억원 증가했지만, 1~4월 누적 결과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3조4000억원) 등으로 3조8000억원 감소했다. 2021년 하반기 세정 지원에 따른 세수이연 기저효과가 작용했고, 유류세 한시 인하에 다른 교통세 감소분은 7000억원에 달했다.
기재부는 지난해 세정 지원 이연세수 등에 따른 기저효과(10조1000억원)를 고려해도 실질적인 세수감소가 23조8000억원이나 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재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세수 부족 상황이 일정 수준을 벗어났다고 봤다. 올해 세수를 재추계해 8월 말 또는 9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지난해 3월 법인세 실적이 좋았고 그걸 기초로 지난해 8월 중간예납을 많이 해 올해 내는 금액이 대폭 감소했다”면서 “기업 실적이 10% 줄고 중간예납 기저효과로 세금이 더 많이 빠졌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세수 상황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5월 이후에는 3월이나 4월처럼 큰 폭의 감소는 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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