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방사성 의약품 섭취가 필수인 ‘양전자 단층 촬영(PET)’를 대체하는 최신 기술을 개발했다. 내부 피폭 걱정 없이 암을 비롯한 질병을 찾아내는 길이 열렸다. 의료영상 시장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 의료영상(MPI) 기술을 이용, 125㎜급 세계 최대 시야각(FOV) 영상장비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기존 PET는 체내 구조적 이상을 진단하는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과 달리 생화학적, 기능적 이상을 볼 수 있다.
다만, 환자가 사전에 방사성 의약품을 섭취해야 한다. 극미량이지만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들어와 내부피폭이 이뤄진다. 연속 사용에도 제약이 있다.
ETRI 개발 기술은 산화철 나노입자를 활용한다. 인체에 무해할 뿐만 아니라 연속 사용도 가능하다. 만성 질환 추적, 조기 진단에 효과적이다. 이런 MPI 기술을 개발에는 세계적인 의료영상 장비 업체 및 의료기술선진국 등이 나서고 있는데, 실제 성공은 세계에서도 네 곳에 불과하고, FOV도 40㎜ 이하 수준이다.
연구진은 2019년 FOV 40㎜ 수준 MPI 장비를 개발했고, 올해 이를 세계 최대인 125㎜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는 실험용 생쥐, 토끼 등 동물 생체에도 적용 가능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자기장 발생 장치를 비롯한 중앙 제어시스템과 제어 소프트웨어(SW) 등 장비 원천기술 대부분을 독자 개발했다.
공동연구한 유홍일 을지대 의대 교수는 “인체에 무해한 산화철 나노입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환자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다양한 질환 병변 부위를 확인할 수 있어 기존 영상장비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정재찬 ETRI 필드로보틱스연구실 박사는 “기존 장비 FOV 한계를 극복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기술을 더 고도화하고 상용화까지 진행해 의료 부담을 줄이고 국민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추가연구로 인간 뇌 질환에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 MPI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장비 FOV를 더 확장할 계획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TRI, 을지대 의대와 공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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