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곤봉 진압’에 이재명 “다시 야만·폭력의 시대 도래”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위하던 노동자가 경찰의 곤봉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건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야만과 폭력의 시대로 돌아왔다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사고원전 오염수 방류 시도와 민생대책 방안 긴급간담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다시 야만과 폭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1일 새벽 5시 30분경 전라남도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 포스코 하청노동자 농성장에서 고공농성 중이던 김준영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의 머리를 경찰봉으로 내리쳤다. 이후 김 사무처장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병원으로 긴급호송됐다.

이후 민주당은 노동존중실천단과 노동위원회는 물론 당지도부와 원내지도부 등을 통해 대책 마련에 돌입한 상태다. 이 대표는 지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한 대응을 직접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민주당은 진상조사를 위해 광양경찰서 방문 등 현장 방문 일정도 검토 중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31일 새벽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 농성장에서 경찰의 곤봉에 맞아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한국노총 제공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31일 새벽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 농성장에서 경찰의 곤봉에 맞아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한국노총 제공

이 대표는 윤 정부를 향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위험한 환경인 고공에서 경찰봉을 휘둘렀다. 농성자가 머리에 피를 흘리게 할 만큼, 의식이 혼미해지게 될 만큼의 폭력을 가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며 “어쩌면 의도가 들어있지 않나 하는 의심마저 생기게 하는 야만적인 폭력 현장을 보고 우리 사회가 오래전 과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캡사이신 소위 말하는 최루탄이 언급되고 물대포가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우려도 든다. 이미 과잉수사로 노동자 한 분이 분신하는 참혹한 일도 벌어졌다”면서 “앞으로도 부당한 폭력적인 노동 탄압이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리 봐도 폭력적 진압을 할 필요가 없다. ‘노동자들의 폭력적 저항을 유발하려 하는 것 아닌가’하고 의심을 하는 분들이 있다. 그 의심이 타당하지 않다고 하기 어려울 만큼 이해할 수 없는 과도한 경찰 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