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 맹비난…“노태악 사퇴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여당이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자진사퇴와 감사원 감사 수용을 촉구했다. ‘독립기관 흔들기’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선관위와 공생적 동업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역공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고위직부터 썩은 내가 진동하는데, 여전히 문 걸어 잠그고 폐쇄적 태도를 고집하며 국민 요구를 외면하는 조직은 더이상 민주국가의 기관이라 할 수 없다”며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일 선관위가 ‘헌법적 관행’을 들어 감사원 감사 거부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을 두고도 “대충 적당히 버텨보겠다는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는 “선관위가 지금 국민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 단순사과는 책임이 아니다”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은 더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노태악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국민의 분노와 청년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며 “중앙선관위원장은 사퇴로 공분을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관위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11건으로 늘어난 데 대해 “고용절벽을 겪는 청년들의 절망과 좌절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성범죄와 같은 중대범죄에 대한 징계의 경우 얼마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기관인지 내부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은 여당의 강도 높은 비판과는 달리 국민의힘의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국힘의 행태를 비난했다. 앞서 장경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의 방통위, 선관위 등 독립기관 흔들기가 점입가경”이라며 “독립성과 중립성은 커녕 무능의 끝을 막장 정치로 가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독립기관 흔들기라며 선관위를 두둔하고 있는데 선관위와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은 아닌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선관위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 해석을 했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적 동업관계를 더욱 확신하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힘은 5일 긴급 의원총회도 소집했다. 이날 긴급 최고위에 이어 의총에서도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의 부당성을 재차 강조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