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무난하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법안에 선불사업자의 재무건전성 요건 등이 신설됨에 따라 관련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부채비율이 높은 사업자가 머지포인트 사례처럼 ‘무제한 20% 할인’ 등 프로모션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1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전금법 개정안 통과가 임박했다. 해당 법안은 당초 지난달 정무위를 통과함에 따라 본회의 통과를 앞둔 상황이지만 지난 25일 본회의에서는 ‘김남국 방지법(공기자윤리법 개정안)’ 등에 밀려 안건에 들지 못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개정안에서 신설된 ‘선불업자의 행위규칙’이다. 재무건전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사업자의 할인발행, 적립금 지급 등을 금지한 것이 골자다. 위반 시 5000만원 이하 과태료 6개월 이하 영업정지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밖에 가맹점을 정당한 이유없이 축소하거나 이용 조건을 변경하는 경우 예치금 전액을 이용자에게 지급한다는 내용을 약관에 포함하도록 하고, 해당 사유가 발생한 경우 이를 즉각 이용자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재무건전성 요건은 법안 통과 이후 업계와 상의를 통해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재무건전성 요건 수준 ‘부채비율 200% 미만’ 정도인데, 이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일부 주요 선불사업자도 할인이벤트를 진행하기 어려워진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자산 중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유동부채와 비유동부채를 더한 값에 자기자본을 나눠서 구한다.
전자금융업 등록 및 말소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당국에 선불전자지불수단발행업으로 등록한 업체는 카카오, 네이버파이낸셜 등을 포함한 78개사다.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사업자인 코나아이의 경우 부채비율이 지난 2020년 말 598%, 2021년 말 675%를 기록했는데, 이와 같은 재무상태인 경우 할인 이벤트가 금지된다. 다만 현재 코나아이는 보유하고 있던 예수금을 각 시군의 계좌로 이체함으로써 부채비율을 지난해 말 178%까지 낮춘 상태다.
티머니 역시 지난 2021년과 2022년 부채비율이 각각 251%와 239%를 기록 중이기 때문에 할인이나 적립금 프로모션이 제한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불사업자로 등록한 스타트업의 경우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 부채비율이 비교적 높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며 “법안 통과 이후 법 시행시점까지 재무건전성 확보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