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우수한 전자정부 인프라 덕분에 국민이 편리하게 각종 증명서를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직접 창구를 찾아가는 방식에서 온라인 출력방식으로 발전했고, 이제는 완전한 전자문서로 발급하는 것이 가능해진 상태다.
또 다른 문서 유통 혁신 사례로는 공공기관에서 종이로 보내던 각종 고지서와 통지서를 모바일 방식으로 전환한 사례다. 수십억장의 종이문서 생성 및 배송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한 사례인 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기본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공인전자문서중계자가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벌써 15개 사업자가 활동을 하고 있다.
다수의 중계사업자 덕분에 디지털문서 유통을 위한 제반 환경을 갖춘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나, 중계자들의 사업모델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후발 중계사업자들과 상담해 보면, 기존 사업자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시장 진입의 어려움을 토로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은 선점한 중계사업자도 공통된 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대량의 문서를 발송하는 공공기관은 이미 도입이 완료되었기에 새로운 모델의 발굴없이는 사업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디지털전환이 성공하려면 디지털문서 유통은 꼭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문서 유통과 관련 있는 이해관계자별로 방향성 및 역할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번째는 문서 유통을 책임지는 전담부처 및 기관에 관한 것이다. 그동안 관련된 법·제도로 문서유통에 대한 거버넌스 체계를 잘 세웠다고 생각한다. 이제 디지털플랫폼정부의 핵심 정책 취지와 최신 기술 동향(인공지능, 데이터 활용, 탈중앙화 등)을 잘 이해해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문서유통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면서 영역간 장벽없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계사업자의 역할이다. 그간은 대규모의 고지서 및 통지서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에 집중하여 왔다. 이제는 사업의 범위를 넓혀 산업별로 종이로 유통되는 디지털단절구간을 찾아내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발굴해야 할 것이다. 중계사업자별로 전문 영역이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문서 유통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국민과 기업에 드리는 부탁이다. 디지털문서 유통은 단순히 이메일을 보내는 것과는 다르다. 유통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적 장치들과 법·제도를 통해 법적효력을 부여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믿고 디지털방식의 문서 유통을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덤으로 종이로 유통하는 것보다 비용도 싸다는 점도 장점이니 확인하기 바란다.
이미 사회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디지털로 변화되고 있다. 디지털문서 유통은 신뢰성있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인프라 같은 것이다. 이미 법·제도와 관련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사회 각 분야에서 아날로그로 유통되고 있는 단절구간을 개선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 사회가 디지털로 연결된 디지털 플랫폼 사회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강재식 포뎁스 대표 kdotc@4dep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