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도매가격(SMP) 가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국가스공사의 액화천연가스(LNG) 열량단가가 6개월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가스공사 LNG 열량단가는 지난 1월과 비교해 40% 가까이 떨어졌다. 전력판매수요가 급증하는 올해 여름철을 앞두고 한국전력공사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가스공사 LNG 열량단가는 Gcal 당 9만2476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9만5843원 대비 3.5% 하락한 수치다. 지난 1월 Gcal 당 15만1163원과 비교해서는 38.8% 줄었다. 가스공사의 열량단가는 지난해 12월 Gcal 당 15만8662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들어서는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가스공사 열량단가는 발전사들이 한전에 전력을 판매하는 금액인 SMP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LNG 발전기의 연료비는 한계가격을 결정한다. 또 가스공사는 국내에 LNG를 수입해오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가스공사의 LNG 열량단가가 SMP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작년 연말과 연초에 국제 LNG 시세가 대폭 떨어졌고, (가스공사 LNG 열량단가에도) 서서히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SMP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SMP(육지기준)는 지난 1월 ㎾h 당 240.73원에서 지난달 ㎾h 당 143.64원으로 40.3% 하락했다. 가스공사 LNG 열량단가와 궤를 맞추는 흐름이다.
SMP가 떨어지면서 빈약한 전기요금 인상으로 시름하는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해소될지도 주목된다. 특히 여름철은 한전이 연중 전력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성수기’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역마진’ 구조로 인해 오히려 적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한전은 7월과 8월에 전력구입부문에서만 3조3647억원 손실을 봤고, 분기결산을 시작한 이후 3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에너지 전문가는 추후 전기요금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3분기가 한전 적자구조를 해소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SMP가 하락하더라도 송·배전 투자비용과 이미 쌓인 적자로 인한 이자 부담 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우려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전의 역마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력구입비가 ㎾h 당 130원 정도는 돼야 하는데 문제는 송·배전비용과 판매관리비용이 ㎾h 당 15원 정도는 될 것”이라면서 “SMP가 ㎾h 당 120원 정도면 한전의 영업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석탄 가격이 톤당 100달러대를 유지하고 LNG 현물가격이 8~9달러를 유지하면 3분기가 기로가 될 수 있다”면서도 “한전이 부채로 인한 이자비용이 약 115억원이나 나가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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