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4번 출구로 나서니 많은 가게 중 거친 검은색 붓칠을 해놓은 듯한 외벽 파사드가 눈에 띈다. 건물 외벽에 달린 커다란 붓을 잡아당기니 문이 열린다. 내부 공간에는 붓들이 전시돼 있고 홀 한 벽면에는 소스 원재료 꿀, 간장, 마늘, 오향 등 재료를 유리병에 담겨있다.
7일 방문한 ‘교촌필방’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교촌치킨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치킨에 소스를 바를 때 사용하는 붓을 강조하기 위해 필방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가게는 총 120평 규모로 세계음식거리 건너편 이태원 상권 중심에 자리잡았다.
교촌필방은 ‘스피크이지바’ 콘셉트를 차용했다. 스피크이지바는 출입구가 숨겨져 있는 은밀한 가게를 의미한다. 붓 옆 출입문을 통해 들어와도 매장 안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연결공간에 숨겨진 문을 통해 들어가야 한다. 교촌 관계자는 “색다른 공간을 마련해 고객에게 재미를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매장에 들어서니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으로 구성된 디제잉 부스가 눈에 띈다. LED 화면은 맥주병을 재활용해 구성했다. 교촌은 한달에 1~2회 디제잉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천장에 걸린 대형 ‘자개 붓’에서는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자개 붓은 무형문화재 박경수 장인이 직접 제작했다. 천장 조명은 이번 신메뉴 레시피 초안으로 장식했다.
교촌필방에서는 필방 스페셜치킨, 필방 궁보치킨 등 매장에서만 접할 수 있는 차별화 메뉴 6종을 판매한다. 교촌 히트 상품인 간장·허니·레드 등을 조합한 플래터 메뉴 2종도 마련했다. 교촌 문베어 수제맥주 고성 공장에서 직접 공급한 주류도 준비됐다.
교촌필방에서는 ‘치마카세’(치킨+오마카세)도 즐길 수 있다. 오마카세 전문 셰프도 채용했다. 치마카세 공간은 홀과 강철문으로 분리해 외부 소음이 들어가지 않는다. 평일 1회, 주말 2회 예약제로 운영한다.
교촌필방은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조성했다. 현장 고객 의견을 수렴해 제품·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메뉴 테스트베드 역할도 맡는다. 특히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 입지를 살려 글로벌 고객 공략 교두보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교촌필방 2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진상범 교촌치킨 신사업본부장은 “교촌필방은 직영매장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해외 입맛까지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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