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단순한 휴식이 아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디지털화 및 문명 발달로 인해 현대사회는 불면증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약물 치료는 의존성 증가라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두뇌 관련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전문 브레인기어(대표 김일구)는 졸피뎀 등 약물을 대신해 빛을 이용한 두뇌 광 활성화를 유도, 불면증을 해결하는 기술로 슬립테크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브레인기어는 두뇌 재활 및 진단 분야 선도를 목표로 2018년 설립된 연구소기업이다. 적외선을 이용해 치매 등 뇌 관련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는 혁신기술 개발에 이어 현재는 적외선 광-테라피 시스템 ‘브레이머-알파’를 주요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브레이머-알파는 뇌를 뜻하는 브레인과 알츠하이머의 합성어로 두뇌 수면을 유도하는 알파 파장을 통해 두뇌를 케어한다는 의미다. 헬멧 형태 기기를 사용자가 착용하면 헬멧에 내장된 다수의 고휘도 적외선 LED를 통해 광 파장이 두뇌로 도달하게 된다. 이 파장은 두뇌 안에서 뇌 시냅스 신경에서의 미토콘드리아 호흡작용을 촉진하는데, 이때 두뇌는신체를 수면으로 유도하는 신호를 내보낸다.
헬멧 착용만으로도 수면 질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어 독창성과 기술력에서 여타 슬립테크 제품들과는 차별화된다고 브레인기어는 설명한다. 정확한 파장과 적절한 출력, 광 에너지량 제어 기술을 통해 사용자마다 다른 두개골 모양에도 모두 대응 가능하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을 통해 발표된 외상성 뇌 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면 질 향상 및 집중력 향상에서의 논문 결과를 인용하고, 호주 선샤인코스트 의과대학과 임상 진행을 통해 경도 인지 장애 환자 인지능력 강화, 단기 기억력 감퇴 예방 효과도 확인했다.
브레인기어는 앞으로 브레이머-알파 내부에 수면 분석 엔진을 내장, 두뇌를 분석하고, 광 파장과 정확하게 매칭하는 시스템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제작해 제품을 고도화한다.
이외에도 해외 항공사, 호텔 체인 등과 협업해 브레이머-알파를 기반으로 한 럭셔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 확장을 추진,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인터뷰>김일구 브레인기어 대표
“적외선을 통해 현대인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하다 빛으로 두뇌를 치료할 수 있다는 저널 등으로 가능성 확인, 무모한 도전 끝에 브레이머-알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김일구 브레인기어 대표는 창업 전 대학교수라는 학계 진출을 목표로 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2016년 삼성전기(현 삼성전자) LED 신사업부 근무 등 경험을 통해 연구 실증화를 경험하고 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 도전의 꿈을 품게 됐다. 그러던 중 AAAS의 Science 저널에서 빛이 몸을 투과하는 것은 물론, 적외선이 두뇌까지도 투과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광 치료라는 아이디어를 얻어 현재의 사업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한다는 것은 힘든 도전이었으나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도움이 컸다”며 “특구재단을 통해 컨셉 제품을 완성했으며 현재는 ‘연구소기업 R&BD 과제’를 통한 연구비 지원, ‘연구소기업 애로해결 지원사업’과 수행사인 비욘드랩을 통한 중장기 및 투자유치 전략 수립 지원 등 다방면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브레이머-알파의 국내 스마트스토어 입점 및 렌탈서비스를 추진 중이며, 미국 시장은 아마존 온라인 마켓 입점을 진행 중이다. 제품 고도화를 통해 시장 영역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브레이머-알파 첫 번째 고도화로 사용자 두뇌를 촬영한 MRI 영상을 분석한 이후, 사용기간 등을 예측하는 AI 분석 모델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라며 “이후에는 브레인기어가 자체 생산한 센서를 내장시켜 두뇌 혈류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두뇌 테라피 및 신경 가소성’이라는 개념을 브레인기어가 선도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전=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