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첨가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차세대 호위함(FFX)·한국형 구축함(KDDX) 개발 사업을 정조준했다. ‘수상함 명가 재건’ 목표 달성을 위한 첫 관문으로 보고 그룹의 경쟁력을 결집, 총력 대응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FFX·KDDX 수주전 총력 대응
한화오션은 7일부터 사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2023’에서 주력 수상함 4종을 선보였다. 울산급 배치-3 FFX △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합동화력함이 주인공이다.
울산급 배치-3 FFX는 이달 말 예정된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 세 번째 단계(배치-3) 5, 6번함 수주전에 나선다.
해군은 차기 호위함 건조 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기존 울산급 FFX와 동해·포항급 초계함(PCC)을 대체하고 있다. 앞선 배치-3 수주전에선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인 1번함을 건조해 지난 4월 진수했다. SK오션플랜트는 2·3·4번함을 수주했다.
배치-2사업에서 호위함 8척 중 4척을 수주한 한화오션은 배치-3 사업의 5, 6번함 수주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한화그룹에 편입한 이후 맞는 첫 수주전을 ‘수상함 명가 재건’ 비전 달성의 첫 관문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한화오션은 울산급 배치-3 FFX가 ‘선도함보다 뛰어난 후속함’이라며 경쟁사 대비 비교 우위를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했고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한 것을 우위 요소로 내세웠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수석부장은 “이달 말 이뤄지는 호위함 5·6번함 입찰에 목숨을 걸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한국형 구축함(KDDX) 상세설계·함건조 사업과 관련해선 한화오션의 기술이 ‘원조’임을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KDDX 개발 사업에서 개념설계를 담당했다. 이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수주했는데 한화오션은 이를 두고 자사 개념설계를 탈취한 결과라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개념설계 결과와 관련해 다수 관계자에게 유죄 판결이 나왔다”면서 “향후 감사를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이 인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DX-I,II,III 모두 참여 ‘한화오션 유일’
한화오션은 수상함 명가 지위를 되찾는데 있어 풍부한 사업 경험과 안정적 밸류체인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한화오션은 해군이 전략 증강을 위해 1980년대부터 추진한 한국형 구축함 사업(KDX-I, II, III)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기업이다. 이 사업은 3차에 걸쳐 총 12척의 함정이 건조됐다. 한화오션은 3000톤급 KDX-I 3척, 4000톤급 KDX-II 3척, 7600톤급 KDX-III 1척의 구축함을 건조했다.
특히 2010년 8월 인도된 KDX-III 이지스 구축함인 ‘율곡이이함’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함, 대공, 대잠능력을 보유한 현존 최강의 전투함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은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개념설계 사업도 준비중이다. KDDX-S는 2019년 한화오션에서 건조가능성 검토를 수행한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이다.
다양한 수직발사체를 장착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신개념 함정인 합동화력함 또한 지난 4월, 정설계기술처와 개념설계를 착수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수상함 기술 개발 체계를 고도화했다. 이를 통해 신개념 수상함과 기술 개발에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해양 전기추진체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비전을 공개하고 잠수함 및 선박용 리튬전지체계와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을 주력으로 선보였다.
한화오션이 건조하고 있는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에는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가 탑재될 예정이다. 기존 납축전지 대비 잠항시간이 약 3배가 늘어나 해군 잠수함 작전 능력이 향상될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통신위성 △해양무인체계 △함정 전투체계 △안티드론 시스템 등을 통해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역량과 ‘스마트 배틀십’ 비전을 제시하며, 초연결·초지능·초융합 기반 ‘해양무기체계 토탈 솔루션’을 전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상함 수주 실적을 보면 한화오션의 노하우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과 협력으로 새로운 수상함의 개념과 기술을 지속 선보일 수 있는 기반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