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한국을 찾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술 편익을 우선한 규제 확립을 강조했다. 저작권, 데이터 보호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나타날 우려로 인해 기술 자체를 막아선 안 된다는 의미다. 오픈AI 임원진은 국내 AI 스타트업은 물론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들과 협력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9일 서울 63빌딩에서 개최한 국내 스타트업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오픈AI는 올해 초부터 주목받은 대화형 챗봇 챗GPT가 각나라 별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확인하고, 협업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샘 알트만 대표와 그렉 브록만 오픈AI 공동 창업자는 기술이 아닌 활용사례에 초점을 두고 규제를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브록만 공동 창업자는 “기술이 아니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사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면서 “작은 단위에서 새로운 기술을 실증하고, 여기서 나타나는 문제점부터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활용 영역에 따른 규제 차등화 필요성도 역설했다. 브록만 공동창업자는 “법률, 헬스케어 같이 위험 요소가 있는 영역 등 활용 분야를 나눠 살펴봐야 한다”면서 “각 영역에서 AI 활용 방식이 어떻게 나타는지 지켜보면서 정부가 규제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트만 대표는 방한을 계기로 한국 기업과 협력할 의지도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인재와 창업가 정신이 우수한 나라”라며 “한국에 사무소를 세우는 것을 비롯해 산업별로 파트너십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오픈AI측에 국내 스타트업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글로벌 컴퍼니 협력 프로그램을 제안, 긍정적인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부는 AI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과 챗GPT용 칩 제작 협력도 제안했다. 오픈AI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와 협력시, 어떤 효용이 나타날지 우선 평가하기로 했다.
알트만 대표는 “이번 방문에 보여준 한국의 관심에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한국 기업과 많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100여개 스타트업을 초청해 질문을 주고 받는 형식으로 이뤄진 이번 간담회는 AI가 가져올 미래와 공존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챗GPT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AI 창작물의 저작권 여부와 인간 고유 영역 침범 등 해결해야 할 사항 역시 많기 때문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