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가 갓 잡은 성게알 드론으로.. 가파도-제주 드론택배 상용화 눈앞에

#뿔소라, 성게알, 전복 등 가파도 인근에서 해녀가 갓 잡은 해산물이 드론을 통해 제주 본섬으로 당일 배송된다. 본섬에 도착한 해산물은 항공편으로 서울에 도착, 식당이나 가정집 식탁에 신선한 해산물이 오른다. 반대로 가파도 주민들은 간단한 생필품을 사러 배를 타고 본섬까지 갈 필요가 없다. 드론택배로 받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일이 오는 9월 실현될 전망이다. 7월부터는 가파도에서 의뢰를 받아 드론에 해산물 등을 실어 본섬으로 보내는 역배송을, 9월부터는 일상적인 주문으로 드론 택배 배송을 진행한다. 드론 배송 시연을 비롯해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산간지역 간식 배달 등의 서비스는 있지만, 안전기준 제정과 실증 등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첫 드론 택배 상용화가 이뤄지게 된다.

드론택배 상용화를 앞두고 테스트 하는 모습. 드론이 본섬 비행장에 착륙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
드론택배 상용화를 앞두고 테스트 하는 모습. 드론이 본섬 비행장에 착륙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항공안전기술원·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내 첫 드론택배 상용화를 위해 지난 8일 제주 본섬 상모리 주변 비행장에서 가파도 선착장까지 드론 비행 테스트와 이착륙 등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가파도는 제주 서쪽 남단 운진항에서 4.5km 떨어진 작은 섬이다. 제주도와 마라도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주민은 130가구. 실제로 상주하는 주민은 약 70가구에 불과해 택배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슈퍼마켓도 없어 세제와 우유 같은 간단한 생필품을 사려해도 주민들은 배를 타고 본섬까지 나가야 한다. 해녀들이 잡은 해산물은 마지막 배가 오후 4시경인 탓에 대부분 다음 날 배에 실어 본섬으로 보낸다. 육로나 해상으로는 어려운 배송 문제를 드론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드론 실증 도시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본섬에서 가파도까지 대형 드론으로 물건을 실어나르면, 가파도 선착장에서 각 집까지 소형드론이 배송하는 형태다. 본격적인 택배 서비스를 위해서는 여러 대의 드론이 배송을 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항로를 정하고 충돌 회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비롯해 안전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드론의 주소지와 같은 배송점도 각 가구마다 만들어야 한다. 현재 30가구 정도가 드론 배송을 신청해 배송점이 만들어진 상황이다. 배송점이 생성된 가구에는 주택 위에서 택배를 떨어뜨려 받을 수 있도록 그물망을 설치할 예정이다. 가파도 선착장에서 각 가구까지 배달하는 항로는 주거지를 고려해 항로를 설계할 계획이다. 택배 상용화인 만큼 일정정도 요금도 책정한다.

제주 드론배송사업에는 드론 기업 ‘나르마’ 및 ‘쿼터니언’이 참여하고 있다. 두 업체가 본섬-가파도, 가파도 선착장-배송점까지 배송을 나눠 수행하는 방식이다. 택배서비스로의 연결을 위해 국내 택배 업체도 참여 중이다.

지난 8일 이뤄진 검증에서 국토교통부와 기관, 기업들은 제주 서남쪽 운진항 인근 상모리 한 비행장에서 가파도까지 드론을 원격으로 운행했다. 본섬에서 출발한 드론은 약 11분 정도 걸려 가파도까지 도착했다. 가파도에서는 배송점을 확보한 주택의 몇 m 위에서 물품을 안전하게 떨어뜨려 배송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LTE 망으로 드론의 움직임은 모두 모니터링했다.

제주도 본섬의 한 비행장에서 드론이 이륙을 준비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
제주도 본섬의 한 비행장에서 드론이 이륙을 준비중이다. 사진=국토교통부

국토부·항공안전기술원·한국교통안전공단 등은 다음 달부터 안전기준 마련에 돌입한다. 제주도는 가파도에서 본섬으로 향하는 역배송 서비스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상용화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8일 진행한 검증 작업은 드론 배송비행 테스트 차원에서 비행로 준수여부나 자동비행 정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했다”면서 “성공적으로 진행돼 드론 이착륙장 등을 확보하고 안전 시설을 위한 보완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파도 드론 배송 개념도. 자료=국토교통부
가파도 드론 배송 개념도. 자료=국토교통부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