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햇반·비비고 없어도 괜찮아”…中企 식품 판매량 ‘급증’

<자료=쿠팡>
<자료=쿠팡>

쿠팡과 CJ제일제당의 납품가 협상이 반년 이상 지속되는 가운데 쿠팡 내 중소·중견 식품 업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은 올해 1~5월 식품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이 최고 50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 즉석밥 부문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제일제당 ‘햇반’이 빠진 자리를 중소·중견업체 제품이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쿠팡에 따르면 즉석밥 부문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업체는 중소기업 유피씨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105배 증가했다. 자체 브랜드 자회사 CPLB 곰곰 즉석밥과 자체 제조 즉석밥 ‘우리집 밥’을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 시아스도 판매량이 73배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대기업 하림의 프리미엄 즉석밥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48배 이상 성장했다. 이외에도 동원과 대상의 즉석밥 판매량도 각각 2.4배, 2.2배 씩 늘었다. 오뚜기는 쿠팡 내 판매량이 CJ제일제당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즉석국, 냉동만두 등 타 카테고리에서도 중소·중견 기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즉석국 부문에서는 중소기업 ‘교동식품’의 상반기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60%가량 증가했다. 냉동만두 부문에서는 중소기업 ‘취영루’가 작년 동기 대비 61% 성장했다.

쿠팡은 앞으로도 중소·중견 기업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쿠팡 관계자는 “대기업에 밀려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던 중소·중견 기업들이 공정한 판매 환경에서 고객의 지지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부터 납품가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양 사간 납품가 협상이 지연되면서 CJ제일제당 제품은 쿠팡 내에서 모두 철수한 상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