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 ‘제값받기’를 위해 업계가 지속 요구해온 부분이 유지관리(보수)요율 현실화와 유지관리사업 분리발주다. SW기업뿐만 아니라 공공 사업에 참여하는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도 적정 사업 대가 산정과 산업 생태계 개선을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지관리요율, 10% 미만도 여전
소프트웨어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 가운데 유지관리요율이 10% 미만인 곳이 14.4%에 달한다. 반면 민간은 5.5%로 공공 절반수준이다. 민간은 10 ̄15% 미만이 72.5%에 달하며 20% 이상인 곳도 16.6%에 이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2년 국가정보화 시행계획 상 명시된 상용SW유지관리요율을 조사(545개 품목)한 결과 평균 11.2%를 기록했다.
유지관리요율은 상용SW 업계 제값받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상용SW는 제품을 판매한 후에도 기술 발전 등을 반영해 성능 등을 지속 업그레이드 한다. 이 과정에서 연구개발(R&D)과 제품 유지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을 유지관리요율에 비래해 해마다 제품 도입 기업·공공으로부터 받는다. 오라클, SAP 등 글로벌 SW 기업은 유지관리요율이 25%에 달한다. 국내 기업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비용을 받고 서비스를 지원하는 상황이라 유지관리요율 상향 필요성이 지속 제기됐다.
정부도 2017년 국정현안점검도정회의에서 SW 유지관리 요율을 2022년까지 20%로 높여 업그레이드 비용을 포함하고, 외산 SW 유지관리 요율과 격차를 줄인다는 내용을 담은 혁신방안을 심의·확정했다. 6년이 지난 지금 목표치 수준 절반에서 머문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도 유지관리요율 중요성을 인식하고 최소한 외국계와 비슷한 수준을 맞춰주기 위해 해마다 인상폭을 늘리는 상황”이라며 “SW산업 근간을 이루며 모범을 보여야할 공공은 오히려 요율 1% 높이는데 수년간 시간이 걸릴만큼 정책과 현실 괴리가 크다”고 말했다.
◇SW유지관리 통합발주 관행도 바꿔야
업계는 유지관리 요율뿐만 아니라 SW 유지관리사업 통합발주 관행 변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공 SW 유지관리사업은 대부분 통합발주된다. 분리발주를 통해 상용SW를 구매했다 하더라도 유지관리사업을 별도 발주하지 않는다. 관련 SW 등을 한 데 묶어 통합발주한다. 발주처 행정 편의와 비용 절감 차원이 크다.
SW 유지관리사업이 통합발주되면 제값받기는 더 어려워진다. 유지관리사업을 수주한 기업은 마진을 뗀 후 상용 SW 유지관리 비용을 지급한다. 줄어든 금액에서 제대로 된 유지관리요율 적용과 비용 산정이 어렵고 상용 SW 기업이 최종 받는 금액도 적을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유지관리사업자도 경쟁입찰 등을 통해 사업을 수주하다보니 제대로 된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여서 무턱대고 상용SW만 제값을 달라고 하기 힘들다”며 “IT서비스기업과 상용SW 업계간 갈등을 부추기는 현행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축 사업에서 분리발주한 상용SW 만이라도 유지관리를 별도 발주하거나 수의계약을 맺어줘야한다”며 “발주처가 수십개에 달하는 상용SW를 한꺼번에 관리하겠다는 행정편의주의적 생각을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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