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광융합기술 선두 주자,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

광융합산업은 빛의 성질을 제어·활용하는 광기술과 타 기술간 융합으로 성능을 고도화하는 산업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대표적인 예다. 디스플레이는 구현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그 중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라 할 수 있다.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 정의 및 산업 구조

현재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은 TV나 스마트폰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적 시장의 확대 한계로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 LCD 분야는 대한민국이 2004년 일본을 추월한 이후 17년간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라 시장 위축이 불가피하다. OLED 분야가 LCD 시장 점유율을 대체하고 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신규 시장의 창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초대형 디스플레이 분야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OLED보다 주간 시인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우수한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첨병으로 거듭나고 있다.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란 박막 트랜지스터(TFT) 상보형금속산화막반도체(CMOS) 백플레인에 마이크로LED를 화소로 결합해 만든 패널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다.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인 사이니지가 대표적 예다.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은 패널·모듈을 응용하는 전방산업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지원하는 후방산업으로 구성된다. 후방산업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전방산업에 공급해 디스플레이 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구조다.

표-각국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주요 정책 및 인프라 동향
표-각국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 관련 주요 정책 및 인프라 동향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 각국 정책 및 동향

2015년을 기점으로 미국, 중국, 대만, 유럽 등 주요국은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을 범정부적 정책을 통해 육성하고 있다. 각국은 관련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각국이 정체된 디스플레이 시장의 확대를 위한 필수 기술로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설비 노후화와 신기술을 연구하기에는 부적합한 장비 성능 등으로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 내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산업인프라구축사업’을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총 5년 계획으로 수행하고 있다. 사업은 산·학·연 협력을 위한 거점센터와 장비 인프라 구축을 통해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개발과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광기술원은 국내 최초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연구전문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화소·조립·모듈·인터렉티브 기술의 수직화를 이루고 있기에 앞으로 대한민국의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연구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 선도를 위한 향후 과제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받는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지만,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분야에선 해외 선진기술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 △전·후방산업 간 밸류체인의 미성숙으로 국내 소부장 공급망이 약화하고 있다는 점과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에 신규진입 시 요구되는 기술동향, 산업동향, 전문가 연결과 같은 정보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선 첫째, 기업이 구축하기 어려운 공공 인프라를 정부 주도로 단시간 내에 구축하여 국내 후방산업에 포진한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향상해야 한다. 둘째, 자원정보 확산과 산업 기준 마련을 통해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주변 산업에 포진한 기업이 쉽게 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산업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세계 1위 탈환을 위해 5월 18일 산업통상부장관 주재로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 원탁회의’를 열고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전략’을 내놓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경쟁국과의 기술격차를 5년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무기발광 디스플레이(iLED) 기술’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림-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 정의 및 산업 구조
그림-마이크로LED디스플레이 기술 정의 및 산업 구조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문제점을 선제적으로 해결한다면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는 열쇠를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과학기술 선도 국가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의 해법을 기대한다.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

〈필자〉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은 초기 레이저 물리학을 연구한 학자로, 의광학(Medical Photonics) 개념을 국내 최초로 정립했다. 고려대 물리학과, 미국 뉴욕대 대학원을 거쳐 1994년부터 조선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광특화연구센터 소장,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및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장, 한국광학회 부회장 및 감사, 한국레이저가공학회 기술·대외협력 이사를 지냈다. 광산업육성위원회 운영위원, 한국광기술원 이사, 국제광융합기술콘퍼런스(IOCTC) 조직위원장, 국제광산업대표자협의회(IOA) 한국대표, 국제표준화기구(ISO) 전문위원 및 한국대표, 한국광산업진흥회 운영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평가위원, 광주전략산업기획단장, 조선대 자연과학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