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건강상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분의 1이 줄었지만,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3분의 1이 늘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 안정성, 활동성 지표가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2021년보다 악화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국내 상장사 2022년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기업 건강도’를 12일 발표했다. 조사는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 중견기업 774개, 중소기업 679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상장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하며 2021년에 이어 2년 연속 순성장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전년 말 대비 6.5%, 3분기 말 대비 0.1%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총부채는 전년 말 대비 10.4%, 3분기 말 대비 1.0% 늘어나 총자산 증가폭을 앞질렀다. 영업이익 증감률은 전년 대비 -34.2%로 크게 후퇴했다. 이는 코로나 기간인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22.7%와 60.8%의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영업이익이 줄면서 기업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동반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5%로 전년 대비 3.2%포인트(P) 하락했다. 매출액당기순이익률은 3.6%로 전년 대비 3.0%P 내려앉았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전년 대비(10.1배) 절반 수준인 5.1배로 나왔다.
부채비율은 79.9%로 전년대비 4.8%P 상승했다.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1.5%P 떨어진 55.6%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다(2019년 58.2%, 2020년 58.3%, 2021년 57.1%).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나빠졌다.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7.7%로 나타났다(2019년 6.3%, 2020년 5.9%, 2021년 6.7%).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회복과 경기진작을 위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