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세계가 유학생 유치 경쟁..토픽 제도 개선으로 디딤돌 마련”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세계가 유학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유치가 절박한 상황에서 유학의 첫 걸음인 한국어능력시험(TOPIK, 토픽)이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은 한국에 대한 세계 교육계의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 인기에 한껏 고무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교육자협회(NAFSA) 회의에서 진풍경이 벌어졌다. 해외 대학 관계자들이 앞다퉈 한국 대학과 교류를 희망했다. 회의에 참석한 27개 국내 대학의 국제처장들은 하루에 열댓건의 회의를 소화해야 했을 정도다.

저출산 문제로 고심하는 선진국들이 우수 인재인 유학생 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 정부도 비자제도를 완화해 유학생 출신 졸업생들의 취업을 장려할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기는 높은 점은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유학생 유치의 중요성과 세계의 관심을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 국립국제교육원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유학생은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에 처한 대학 뿐만 아니라 경제 인구가 부족해지는 우리 사회 전체에 유학생은 소중한 구성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 5000명 정도 수혜를 받는 장학금(GKS) 제도도 있지만 한국 유학에 대한 꿈을 만드는 첫걸음이 바로 토픽이다.

[인사이트]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인사이트]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국립국제교육원이 주관하는 토픽은 90개국에서 치뤄지고 있다. 토픽이 국가브랜드화됐다고 평가할 정도다. 2020년 42개국에서 2022년에는 81개국으로 늘었다. 홍콩에서는 2025년 대입 시험에서 토픽 점수를 인정해 주기로 했다. 류 원장은 최근 홍콩 시험평가국과의 MOU를 체결하며 들었던 이야기에 마음이 무거워졌다고 한다.

류 원장은 “홍콩에서는 블랙핑크 콘서트 예매보다 토픽 접수가 더 어렵다고 들었다. 신청을 받는 순간 마감된다”며 “한국어 시험을 보려는데 시스템이 받춰주지 못하면 안되겠다. 적어도 한국에 오는 데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 류 원장은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다. 국내에서는 6회, 해외에서는 3회만 시행했던 시험도 올해는 해외 횟수를 1번 더 늘린다. 지원자가 많은 15개국부터 시행한다. 급증하는 응시 수요 충족을 위해 지필시험(PBT) 방식에 인터넷기반시험(IBT)도 도입한다. PBT는 국내에서 시험문제를 만들어 인쇄해 해외로 보내고 다시 답안지를 수거해와 국내에서 채점해야 하기 때문에 응시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지난 해 IBT 시범시행으로 기반도 마련했다. 안정적 접수 지원을 위해 올해 11월에는 인터넷접수 시스템도 별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류 원장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한국어에 열의를 보였던 유학생들에게는 본인이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도 표현했다. 류 원장은 “IBT를 확대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 세계 한국어 수요에 대응해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사이트] 류혜숙 국립국제교육원장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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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