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성희롱 논란을 빚었던 교원능력개발평가 개선을 추진한다. 평가와 관계없는 욕설, 성희롱 등이 담긴 답변은 수사를 의뢰하고 금칙어 목록을 확대한다.
교육부는 서술형 평가를 보완해 2023년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교원능력개발평가는 2010년 도입됐으며 학교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반영하는 통로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서술형 평가에서 학습활동과 무관한 성희롱 발언을 남긴 사례가 적발되면서 논란을 빚었다.
부적절한 답변으로 인해 피해교원이 발생하는 경우 수사 의뢰를 하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수사를 통해 가해자가 특정되면 교육활동 침해행위로 간주하고 조치한다. 학생에 대한 조치는 교내봉사부터 퇴학까지 할 수 있다. 피해교원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특별휴가 등 보호 조치를 시행한다.
또한 교육부는 특수기호를 사용해 금칙어 여과 기능을 회피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술형 평가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발언도 금칙어를 회피하기 위해 특수기호를 사용한 경우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현재 876개인 금칙어 목록을 확대하고 현행화하는 작업을 8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탑재해 금칙어 회피를 방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또한 서술형 문항 앞에 경고 문구를 게시한다. 인신공격과 모욕, 성희롱 등 교육활동과 관련이 없는 부적절한 답변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으며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따른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게시한다.
원용연 교육부 교원양성연수과장은 “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부적절한 답변은 범죄 행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수사 의뢰를 한다고 익명성이 침해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교원능력개발평가가 교원의 교육활동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서술형 문항을 영역별로 구분한다. 현재는 ‘선생님의 좋은 점’, ‘선생님께 바라는 점’ 등 교육활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질문으로 구정돼 있어 유의미한 답변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개선안은 학습지도 영역과 생활지도 영역으로 나눠 기억에 남는 수업, 학습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 선생님과의 상담이 도움이 된 부분 등을 구체적으로 답하도록 했다.
더불어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정책연구를 실시하고 현장 의견 수렴을 통해 교원능력개발평가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방안도 마련한다. 다만 교원단체에서 요구한 서술형 평가 폐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현재 초등학생의 경우 서술형으로만 평가를 하고 있어 정책연구를 통해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교육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면 개선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교원 전문성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며 연수 부분도 교원역량혁신추진위원회에서 인사제도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평가와 연수를 연계하는 방안도 논의될 전망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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