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업계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딥테크 스타트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던 유통·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에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중점 투자 대상이 변화하고 있다.
12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생 중소형 벤처캐피털(VC)을 중심으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전력반도체, 모터구동용·보안용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딥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코스넷기술투자는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벤처펀드 ‘코스넷 세미콘 투 벤처투자조합’ 결성을 추진한다. 코스넷기술투자는 2021년 이후 계속해서 반도체 특화 벤처펀드만을 연이어 결성해 왔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투자에 강점을 가진 운용사 브릿지폴인베스트먼트도 최근 태양광 장비 자동화 분야 기업에 투자하는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했다. 반도체 전문 투자 운용사 지유투자 역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장비 기업 인투코어테크놀로지에 125억원을 프로젝트펀드로 투자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1분기 벤처투자 현황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제조, 화학·소재, 전기·기계·장비, 영상·공연·음반 분야는 전체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벤처투자를 이끌었던 ICT서비스, 유통서비스 분야 투자액이 크게 줄어든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해외도 마찬가지 분위기다. 미국 및 유럽권 국가를 중심으로 딥테크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 펀드가 속속 조성되고 있다.
차정훈 KAIST홀딩스 대표는 “딥테크 분야 투자는 투자 인력이 해당 분야에서 문제점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정부 지원 역시 단순 유행이 되지 않도록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조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