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9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게이밍 모니터를 처음 출시하며 40형 이상 라인업을 3종으로 늘렸다. LG전자도 최근 49형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이며 초대형·초고화질 전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TV에 이어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초프리미엄 주도권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퀀텀닷(QD)-OLED 패널을 탑재한 49형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9’를 12일부터 국내외에 순차 출시한다.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QHD 해상도 화면을 두 개 붙여놓은 듯한 ‘듀얼 QHD(5120x1440)’ 해상도를 적용했다. 240㎐ 주사율과 1800R 곡률의 커브드 디자인, 0.03ms 응답 속도 등 고성능 기능도 지원한다. 삼성의 독자 화질 기술인 ‘네오 퀀텀 프로세서 프로’를 탑재, 화면 밝기와 명암비를 자동 조정한다.
신제품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34형 ‘오디세이 OLED G8’에 이어 삼성의 두 번째 OLED 게이밍 모니터다. TV에 이어 모니터 시장에서도 삼성 OLED 생태계를 넓히는 한편 대화면으로 게이머에게 압도적 몰입감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55형 ‘오디세이 아크’, 12월 43형 ‘오디세이 네오 G7’까지 출시하며 40형대 이상 대화면 게이밍 모니터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자사 제품 중 가장 큰 57형 ‘오디세이 네오G9’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1년 새 40형 이상 초고화질 게이밍 모니터만 4종을 확보, ‘초대형·초고화질 스크린’ 전략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도 지난해부터 40형대 초고화질 게이밍 모니터를 연이어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지닌 압도적인 지배력을 게이밍 모니터 시장까지 확산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지난해 6월 첫 OLED 모델인 48형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에 이어 이어 같은 해 12월엔 45형 ‘LG 울트라기어 커브드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를 선보였다. 지난 달에는 액정표시장치(LCD) 모델인 49형 ‘울트라기어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 40형 이상 모델을 3개로 늘렸다.
업계가 초고화질·초대형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TV 시장처럼 치열한 경쟁 속 수요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 줄었다. 올해는 5%대 성장이 예상되지만 유행 초기 보였던 폭발적인 수요 증가는 회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20~30형대 시장보다는 40형 이상 시장을 적극 공략, 신규 수요 창출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라이프스타일 변화도 게이밍 모니터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유행으로 홈게이밍족이 늘면서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 수요도 폭발했다. 특히 제조사들이 40형대 이상 초대형 모니터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게임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OTT)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했다. 게임만을 위해 큰돈을 지불하기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겨냥해 ‘제2의 스크린’ 역할을 내세운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 0.6%에 불과했던 OLED 모니터가 올해 1.6%까지 증가한 것 역시 게임뿐 아니라 멀티 스크린 활용 수요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이밍 모니터는 게임에만 국한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는 멀티 스크린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빠른 응답속도와 화질 등 고유 강점을 살려 세컨드 스크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