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재 사고로 영업을 중단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 막바지 정비 작업 중인 지하주차장을 제외하고 지상층 전체 공간이 영업을 재개한다. 성장세가 주춤한 현대백화점이 중부권 공략을 통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은 12일 오전 현대아울렛 대전점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해 9월 26일 화재 사고로 영업을 중단한 지 9개월 여 만이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사장은 오픈에 맞춰 대전점을 방문해 주요 시설과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영업 재개를 위한 행정 절차는 모두 마쳤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대전시, 소방당국 등 관계 당국과 협의를 거쳐 지상층 건물에 대한 임시 사용허가를 받았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도 지난 8일 심의 위원회를 열고 작업중지 명령을 해제했다. 지하주차장 정비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건물 전체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현대아울렛 대전점은 재정비를 통해 안전성을 높였다. 화재 감지 시 즉각 분사가 가능한 ‘습식 스프링클러’와 화재 여부를 감지하는 ‘공기 흡입형 감지기’를 지하 주차장 전면에 설치했다. 지하 주차장 보온재는 최고 등급 불연 보온재를 사용했다. 기존 폐기물 처리장은 지상화하고 지상에 별도 하역장을 신설했다. 직원 사무실과 휴게실, 전기차 충전소도 지상으로 이전했다.
신규 브랜드도 대거 론칭한다. 나이키 대형 매장인 ‘나이키 유나이트’와 스노우피크, 리바트토탈, 전자랜드 등이 새롭게 문을 연다. 프리미엄 그로서리 마켓과 주류 전문숍도 준비했다. 1층 이벤트 공간에서는 한 달간 대전 소상공인 상품을 선보이는 ‘대전 행복 상회’를 연다. 카테고리별 오픈 프로모션도 실시해 집객 효과를 키울 계획이다.
임시 개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주차 문제다. 정비 작업이 진행 중인 지하주차장은 최소 2개월 이상 이용이 어렵다. 현대백화점은 주차 혼잡 방지를 위해 인근 주차장을 임시 임차해 공간을 확보했다. 유성구와 협의해 아울렛 주변 도로 위 주차도 일시적으로 허가 받았다. 주차 안내문과 관리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울렛 내외부 혼잡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재개장과 함께 중부권 공략에 재시동을 건다. 현대아울렛 대전점은 중부권 최대 규모 아울렛으로 청주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함께 전진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아울렛 대전점은 지난 2021년 매출액 3602억원을 기록했으며 4분기 영업이 중단된 2022년에도 26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중단 영향으로 주춤했던 현대백화점 실적에 다시 보탬이 될 전망이다.
중부권 유통업계 경쟁도 다시 불이 붙을 전망이다. 인근에 위치한 대전신세계, 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은 현대아울렛 영업 중단으로 반사 이익을 누린 것으로 평가 받는다. 대전 신세계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약 8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4% 성장했다. 하반기 중부권 대형 유통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의 경우 쾌적한 환경 개선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라며 “추가 작업을 거쳐 오는 9월 전체 공간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작년 화재 이후 재정비 마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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