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이르면 2025년 선보일 차세대 플랫폼 전기차에 업계 최고 수준인 113.2㎾h 대용량 배터리와 450㎾ 모터를 탑재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계 최대 수준의 용량으로 1회 완충 시 700㎞ 넘는 주행거리를 무난히 확보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기아 ‘GT1’(프로젝트명)의 양산 전 프로토타입 개발을 위한 배터리 및 모터 등 주요 구동계 스펙을 확정했다.
GT1은 ‘E-GMP’에 이은 현대차그룹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탑재할 첫 전기차로, K8 후속에 해당하는 E세그먼트(준대형) 승용 모델이다.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용량은 113.2㎾h로 정했다.
113.2㎾h는 현재 양산형 승용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배터리 용량이다.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QS 107.8㎾h, 테슬라 모델S 100㎾h, 기아 EV9 99.8㎾h 순이다.
업계 최대 수준의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GT1은 1회 완충 시 700~800㎞ 수준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험 방식에 따라 인증 주행거리의 차이가 있지만 배터리 용량과 2~3년 후 양산 시점까지 기술 개선 수준을 고려하면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eM 플랫폼 개발 계획을 소개하면서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WLTP 기준 최장 614㎞)를 50% 이상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속력 등 주행성능을 좌우하는 모터 최고출력 스펙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을 목표로 삼았다. GT1 프로토타입은 세부 모델에 따라 200㎾의 출력을 기본으로, 전후에 두 개의 모터를 탑재하는 160㎾+160㎾, 200㎾+250㎾까지 총 세 가지 모터를 탑재한다. 최고 성능 모델은 200㎾+250㎾ 듀얼 모터 방식으로 합산 최고출력이 450㎾에 달한다. 기존 전기차 가운데 가장 고성능 모델인 기아 ‘EV6 GT’ 모터 최고출력 430㎾를 넘어선다.
플랫폼부터 배터리, 모터를 공유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새로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를 도입에 따른 것이다. IMA는 E-GMP 개발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배터리와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 모두를 표준화·모듈화해 개발하는 체계다.
대용량 배터리·모터를 탑재한 현대차그룹 eM 플랫폼 전기차는 2025~2026년 시장에 쏟아질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의 차세대 전기차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폭스바겐 역시 전기차 전용 플랫폼 ‘SSP’를 적용한 차기 전기차의 주행거리 목표를 700㎞로 삼고 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