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협회들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이후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 유관 단체와 한국 바이오 산업에 관심이 깊은 국가 기관을 방문해 구체 협력을 모색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킹 가교 역할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노연홍 협회장이 바이오USA 기간 동안 바이오테캐나다(biotecanada), 미국 국립보건원(NIH) 관계자를 만나 기술이전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노연홍 협회장은 바이오USA 이후 9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산학협력프로그램(MIT ILP) 주관 기관을 방문해 존 로버트 MIT ILP 총괄이사와 간담회를 가졌다. 협회는 2020년 6월 회원사들과 MIT ILP 처음으로 제약·바이오 부문 컨소시엄 형태로 멤버십에 가입했다.
간담회 이후에는 국내 제약사인 일동제약, 유한양행, 종근당, 휴온스 등이 참석한 가운데 MIT 최신 연구성과 등을 공유했다. 질병 원인이 되는 특정 전사인자(세포 내에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를 선택적으로 파괴해 새로운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기술(PROTAC)과 임상실험에서 동물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오가노이드 분야 최신 기술(Organs on Chips)을 소개하고 토론했다.
이후 김대식 재미한인제약인협회(KASBP) 보스턴 지부장, 정다정 뉴잉글랜드생명과학협회(NEBS) 회장 등 각 단체 임원진과 만나 교류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협회와의 지속적인 교류와 네트워크 장 마련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10일에는 미국 콜로라도에서 미국헬스케어유통연합(HDA)이 개최하는 비즈니스 리더십 콘퍼런스에 우신라보타치, 한림제약, 휴온스USA 등과 참석해 참가 기업 미국 내 유통망 확보를 지원키로 했다.
12일에는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생명과학산업 허브인 바이오컴 캘리포니아(Biocom CA)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네트워킹을 지속하기로 했다. 바이오컴에는 1700여개 글로벌 제약사, 벤처캐피탈, 바이오기업 등이 소속돼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바이오USA 기간 동안 한-미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한국바이오협회(KoreaBIO)와 미국바이오협회(BIO) 간 MOU 체결 후속조치로 양국 바이오산업 간 공동 연구, 생산, 연구개발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이슈 공동 대응과 관련한 세부 논의를 주고받는 등 기업 간 협력을 넘어서는 바이오 민간외교로 격을 높여나가게 됐다.
또 바이오USA 기간 동안 한국과 벨기에 바이오 민간업계 간 처음으로 양해각서(MOU)를 맺은 후 후속 작업으로 벨기에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구체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바이오협회와 MOU를 맺은 벨기에 헬스 캠퍼스 림뷔르흐(Health Campus Limburg)는 플랜더스 지방에 위치한 주요 바이오 클러스터다. 예방에서 재활에 이르는 디지털과 데이터 기반 치료와 관리 응용프로그램 개발·구현, 환자 중심의 건강·생명과학 분야 연구개발 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다. 그린 바이오 분야 전문성도 뛰어나다고 알려졌다.
또 다양한 임상·비임상 기업이 다수 포진해 국내 바이오 기업과의 교류·협력 가능성도 열려있다. 플랜더스 투자청은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플랜더스 지방 정부의 지원 정책과 인근 대학교의 전문인력 현황 등을 소개했다.
바이오협회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산학협력프로그램(MIT ILP) 주관 기관을 방문해 각 기술별로 대학교, 바이오벤처, 연구소가 공유할 수 있는 시설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실무 협의를 중심으로 효율적인 기술 사업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바이오USA 기간 동안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공동으로 네트워킹 행사도 개최했다. 현지 시장 진출을 원하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 국내 기업과 파스퇴르 등 약 30개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들이 참석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나선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국내 기업의 혁신기술 간 연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고한승 한국바이오협회장은 “협회가 프랑스와의 오픈 이노베이션 이후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했고 이를 기반으로 SK팜테코가 프랑스 이포스케시(Yposkesi)를 인수해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사업 진출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우리 기업이 구체 성과를 창출하도록 필요한 네트워킹의 장을 지속 마련하고 해외 주요 바이오 시장과의 네트워킹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