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도 속았다” 오메가, 자사 ‘짝퉁’ 시계 44억원 주고 구매

필립스 옥션을 통해 판매된 1957년형 스피드마스터 ‘짝퉁’. 사진=필립스 옥션
필립스 옥션을 통해 판매된 1957년형 스피드마스터 ‘짝퉁’. 사진=필립스 옥션

스위스 명품시계 업체 오메가가 재작년 경매에서 44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주고 사들인 자사 시계가 뒤늦게 가품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오메가는 지난 2021년 11월 경매사 필릭스 옥션이 진행한 경매에서 1957년형 ‘스피드마스터’ 손목시계를 311만 5000스위스프랑(약 43억 8500만원)에 낙찰받았다.

오메가는 당초 이 시계를 스위스 비엔느에 있는 자사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었다. 대표 모델인 스피드마스터 중 가장 첫번째 모델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1969년 달에서 착용한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시 전 조사 과정에서 이 시계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다른 오메가 정품 시계들의 부품을 조합해 만들어진 이른바 ‘프랑켄슈타인 위조품’이었던 것이다.

오메가는 성명을 통해 “오메가와 필립스 옥션이 조직적 범죄행위로 인한 공동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조사 결과 전직 직원 3명이 가품 제작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필립스 옥션도 “오메가는 그 시계가 여러 공급원에서 가져온 관련 없는 부품들로 구성된 사실을 발견했으며, 오메가 직원들이 해당 시계의 조립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한다”면서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