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옴부즈만, 제주 중소벤처기업 간담회 개최…‘비디오테이프 300점’ 보유 문화의 집 설립조건 변경 건의

(왼쪽 다섯 번째)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열린 ‘제7차 제주지역 S.O.S Talk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했다.(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 지원단)
(왼쪽 다섯 번째)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열린 ‘제7차 제주지역 S.O.S Talk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했다.(사진=중소기업 옴부즈만 지원단)

문화의 집을 설립하면 비디오테이프 300점 이상을 구비해야 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요건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13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일곱 번째로 열린 에스오에스 토크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하는 합동 간담회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주지역 특성이 반영된 문화관광업, 환경·에너지 분야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우선 비현실적인 문화의 집 설립 요건을 바꿔달라는 건의가 제시됐다. 문화의 집은 2종 박물관 또는 미술관에 해당되는 기관이다. 현재 제주지역에 14개 문화의 집이 문화관람실과 취미교실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화의 집을 운영하려면 자료와 시설을 갖춰 관할 관청에 등록해야 하는데, 등록 조건으로 도서·비디오테이프·콤팩트디스크(CD)를 각각 300점 이상의 자료를 갖춰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현재 비디오테이프와 CD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현실이 반영되지 않아 사실상 문화의 집 건립을 어렵게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중진공은 비디오테이프와 CD를 주문형비디오(VoD) 등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문화의 집은 현재 생활문화센터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박물관 유형에서 제외하거나 등록요건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건의 내용을 고려해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회신했다.

간담회에서는 화학비료로 인한 토양오염 방지와 경종·축산순환농업 장려를 위해 가축분뇨의 자원화 사업 관련 건의도 나왔다. 기존 액체비료는 잔존하는 부유물질로 인해 살포될 때 스프링클러가 막히거나 가축분뇨 냄새가 남았다. 때문에 살포지 인근 주민의 민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고, 현행 법령은 주거시설 100m 이내로 근접된 지역에서는 액비 살포를 금지하고 있다.

한 기업은 “기존 액체비료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여과기가 개발됐고, 냄새와 스프링클러 막힘 우려도 없다”면서 “현행 법령에 정한 주거시설 100m 이내 살포 금지 기준을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에 한해 제외해 달라”고 건의했다.

환경부는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가 악취 발생이 없고, 주거시설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현행 규정에 의해서도 주거시설 근접 지역에서 살포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옴부즈만은 직접 건의기업 현장을 방문해 막여과 정제 액체비료 생산현장을 확인한 후 관련 의견을 해당 지자체에 전달할 계획이다

간담회에서는 이밖에 △농어촌 민박 신고기준 완화 △주택 우선공급 우대요건 현실화로 청년의 장기근속 유도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참여대상 요건 완화 △건강기능식품업체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조사평가 완화·우수업체 인센티브 제공 △제주지역의 지하수 관리 굴착행위 시설 설치 기준 개선 등이 논의됐다.

행사에는 박주봉 옴부즈만과 김기한 옴부즈만지원단장, 박경석 지방중기청 제주수출지원센터장, 김지훈 중진공 제주지역본부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제주지역 기업인의 현장 애로를 청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면서 “논의한 내용을 소관 행정기관에 전달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중진공 제주지역본부장은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 현장 접점에서 옴부즈만과 협력해 현장 애로사항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