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우며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수도권 접근성을, 전라남도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강점으로 앞세운다. 부산광역시는 정주여건 등 입지 우수성이 차별점이다.
강원도는 1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데이터센터 서밋 코리아’에서 △춘천권 △원주·홍천·횡성권 △태백권 △영동북부권 △영동남부권 등 5개 권역별 입지여건과 특성을 소개했다. 춘천권과 원주·홍천·횡성권은 접근성이 뛰어나다. 태백권은 폐갱을 활용해 건축비용을 줄일 수 있고 영동권은 풍부한 전력량이 강점이다.
춘천시는 ‘춘천 K-클라우드 파크 조성’ 계획에서 소양강댐 저온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주요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과 탄소중립 달성으로 친환경적 기업 이미지 제고는 물론 인근에 변전소 2개가 들어올 예정이라 안정적 전력공급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춘천시엔 네이버, 삼성SDS, 더존비즈온 등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입증됐다는 평가다.
동해·삼척·홍천·횡성·양양 등도 각각 데이터센터 조성 계획을 세우고 바삐 움직이고 있다.
김인 강원도 데이터산업팀장은 “저렴한 지가와 각종 지원으로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연평균 기온이 국내 평균보다 2도 낮아 운영비도 낮출 수 있다”면서 “7000평 이상 대규모 부지를 확보할 수 있어 데이터센터 확장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중부·서부·동부 등 세 개 권역으로 나눠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중부권은 첨단3지구 연구개발특구와 에너지공대 클러스터가 있어 다양한 연구기관·공공기관과 협력사업업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서부권은 국내 최대 규모인 솔라시도 태양광 발전소와 RE100 산업벨트, 주거·교육·의료·문화·레저시설이 집적화한 지능형 스마트 신도시를 만들고 있다. 동부권은 도시첨단산업단지, 황금산업단지가 위치해 있어 데이터센터 사업 허들 중 하나인 민원 발생 우려가 없고, 남해안을 중심으로 한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특히 전남도는 오는 8월까지 데이터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할 예정이다. 조례엔 RE100 실현을 위한 기반시설 일부 지원, RE100 전력구매요금 일부지원, 원활한 용수 공급을 위한 관로연결 지원, 정주여건 개선 지원 등이 담긴다.
부산시는 강서구 명지동 일원에 그린데이터센터 집적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변도시, 산업연계, 신기술 적용, 접근성, 정주여건 등 입지 우수성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부산은 국내 해저 광케이블 90% 이상의 시발점으로 데이터 속도와 품질이 보장되며, 고리·월성원자력발전소가 인접해 안정적 전력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어필포인트다. 지역 12개 대악에서 매년 공학계열 인재 약 3만4000명을 배출하는 등 디지털 인재 풀 확보도 용이하다.
부산시는 다음달 입주기업 선정 공모를 시행하고 9월 입주심사를 거쳐 10월 부지 계약을 마칠 예정이다.
이날 데이터센터 임차인 유치 전략도 제시됐다. 성도형 데우스시스템즈 데이터센터 컨설턴트는 RE100 이행 시나리오 선제적 구상과 최적의 PUE 달성, 운영인력 조달을 강조했다.
성 컨설턴트는 “1.2 이하의 PUE 달성은 운영비용 최적화와 투자수익률(ROI) 조기 달성을 제공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전문인력 교육, 정주여건 등 방안을 마련해 데이터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인력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