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나쁜엄마 ‘진영순’, 치타여사 선입견 깬 카타르시스”(인터뷰)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진영순 캐릭터는 감동보다는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로서 다가섰지 싶다. 아직 남아있는 ‘치타여사’ 선입견을 조금은 부수지 않았을까?” 배우 라미란이 화제 속에 종영한 JTBC ‘나쁜엄마’ 속 열연을 되짚었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JTBC 드라마 ‘나쁜엄마’를 끝낸 배우 라미란과 만났다.



‘나쁜 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진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최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내용의 작품이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라미란은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독해지는 나쁜엄마 ‘진영순’으로 열연했다. 응답하라 1988부터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암동 복수자들,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 등에서 보였던 것과는 달리 켜켜이 쌓이는 불운을 견디며 스스로 독해지는 인물 서사를 묵직하고도 섬세하게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종영 소감

▲16회차 마무리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시청자 관점에서 이미 알고 있는 제 분량을 보면서 울기도 하고, 송우벽(최무성 분)-오태수(정웅인 분), 삼식이(유인수 분) 등 다른 서사에서 깨알 재미를 찾았다.

당분간 엄마 이야기 안 나와서 이 기운이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웃음)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캐릭터 선택?

▲원래 영화를 목표로 했던 작품이라, 대본이 평균보다 더 많은 8회차분까지 나왔다.

대본을 보자마자 정말 재밌게 읽었고,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다만 코믹선입견이 있어서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럽기는 했다.

-역대급 박복한 캐릭터 진영순, 라미란은 어떻게 판단하나?

▲힘듦도 부침도 많아 팔자 사납다고 생각하겠지만, 처음부터 줄곧 이어지는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처럼 만족한다.

영순은 스스로 채찍질하고 다잡는 캐릭터다. 그러한 마음이 아들 강호는 물론 마을 사람들에게도 극단적으로 비친다.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수히 많은 장면이 결말을 향한 빌드업이기에 꼽기는 어렵다. 배우 시선에서 보자면 강호의 사고회복 이후 밥을 먹이는 장면은 영순 스스로 잘못을 자각하는 부분이라 기억난다.

시청자 시선으로는 9회차다. 강호의 일기 내용으로 가득 찬 서사는 과감한 시도와 함께 수많은 복선을 이끄는 몰입감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또 송우벽이 농장에 불을 지르는 장면에 이어지는 오태수의 악행, 오하영(홍비라 분)의 결혼식을 망치는 장면 등 빌런분위기를 제대로 묘사한 부분도 생각난다.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사진=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제공

-‘국민 엄마’ 타이틀에 근접한 라미란?

▲감동적인 엄마 상을 보여줬다기보다 시청자들의 감정을 정화하는 카타르시스를 유발하지 않았나 한다.

아직 ‘치타여사’ 선입견이 강한데, 그 인상을 조금은 부쉈을 것 같다. 다만 다른 걸 계속 해야 하니 수식어는 안 달고 싶다.

-이도현과의 케미?

▲마침 더글로리 오픈 전에 발탁됐다(웃음). 고등학생에서 검사, 어린아이까지 다양한 서사를 넘나드는 가운데 이질감이 없었고, 몰입력이 좋더라.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역대 필모그래피 중 나쁜엄마의 난이도는?

▲체력적으로는 상위다. 평소에 힘이 그다지 없다. 정신적인 면에서는 하위다.

잘 쓰여 있는 대본을 따라 애쓰지 않아도 쉽게 할 수 있었다. 오히려 줄이는 게 더 힘들었을 정도니까.

-드라마 이후 일상의 감정변화는 없었나?

▲평소 감정변화가 크지 않은 편이라, 작품 전후로도 변한 것은 별로 없다.

흔히들 코믹연기에서 자연스럽게 보인다고들 하시는데, 그러한 감정을 끌어오는 것이나 코믹함의 기준을 잡기가 모호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최근 라미란과 JTBC 드라마 ‘나쁜엄마’ 인터뷰를 가졌다. - 사진=씨제스 스튜디오 제공

-앞으로의 포부?

▲재밌고 흥미로운 작품을 하고 싶다. 다음이 기다려지는 대본의 드라마들을 기다린다.

물론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려한 작품이 아니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

골라서 하기보다 그저 재밌는 작품을 기다리며 내 몫을 톡톡히 하려고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