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성병검사 서비스 ‘체킷’을 운영하던 쓰리제이가 최근 서비스를 종료했다. 정부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재진’ 위주로 추진되면서 의사들이 일제히 이탈했기 때문이다. 체킷은 정부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승인까지 받은터라 이번 서비스 종료가 더 안타깝다.
체킷과 같이 집에서 검사하는 ‘앳 홈 테스트’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앳 홈 서비스 사업을 하는 ‘에벌리웰’과 ‘레츠겟체크드’가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규제와 제도 정비 미비로 인해 혁신 서비스 성장이 가로막혔다.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이후 서비스를 종료한 것은 체킷뿐만이 아니다. 앞서 한의원 비대면 진료 플랫폼 ‘파닥’, 남성 메디컬 헬스케어 플랫폼 ‘썰즈’ 등 여러 서비스가 중단됐다. 현재도 많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서비스 종료와 사업전환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서비스 중단이 속출하고, 사업 변경이 잇따르는 것을 잘 살펴봐야 한다.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기간에는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서비스들이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중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같은 상황은 윤석열 정부가 지향하는 ‘디지털 혁신경제’, ‘규제혁신’ 방향과 정반대다. 비대면 진료는 세계적으로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의료계 반대가 거세지만, 의료계 내부에서도 비대면 진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정부 역할은 지금 등장하는 다양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시범사업처럼 사업을 접게 만드는 정책은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