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관련 공공기관 운영에 대한 법률(공운법) 문제가 해소돼도, 출연연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실제 연구현장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출연연 관련 법령 전체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출연연의 공공기관 제외, 공운법에 따른 제약 해소 등에 과학기술계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 뿐만 아니라 다른 법 개선에도 폭넓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과학기술연우연합회(회장 안동만)가 14일 오전 계룡스파텔 2층 을지홀에서 ‘출연연 우수인재 유치 이슈 원인과 대응’을 주재로 개최한 고경력과학기술인 정책토론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출연연 우수인재 관련 이슈를 분석하고, 주된 공운법 이슈 등을 따졌다.
공운법 이슈가 출연연 인재 확보에 장애가 된다는 의견이 주인 가운데, 엄 위원은 현재 출연연을 둘러싼 법령 이슈가 너무 공운법에만 매몰돼 있다는 의견을 냈다. 관계 법령이 많아, 설령 공운법 문제를 해소해도 연구현장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출연연은 출연연법에서는 공공기관이고, 혁신도시법에는 정부출연법인, 김영란 법에는 공직유관단체로 규정돼 있는 등 공운법을 넘어 다른 법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공공기관 지정 해제된 과학기술원도 사실 과학기술원 법에 근거해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지속적으로 받는다”며 “공운법 뿐만 아니라 다른 법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엄 위원은 출연연이 필요한 인재를 얻고, 또 외부 유출을 막으려면 인재가 매력을 느낄만한 ‘성장 가능성’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엄 위원은 그러면서 “기업도 인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데, 출연연은 정작 지켜야할 내부 핵심 인력이 누군지 파악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수인재라는 표현으로 뭉뚱그려 인재를 인식하기 보다, 면밀하게 인재를 관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엄 위원은 이밖에 출연연이 임무지향형, 대형 장기 원천기술 개발에 여력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출연연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철구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명예교수는 “출연연은 사람이 전부”라며 “현재 커다란 변화를 인정하고, 연구기관 스스로 자율과 창의 도전의 정신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국가적인 지원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명애 을지대 교수는 출연연 역할을 바로잡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공공성과 개방성, 창의성을 가지고 일하며 자긍심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특히 연구자가 자기 인건비는 버는 일을 만드는 연구과제중심제도(PBS)는 문제”라고 말했다.
안동만 회장은 “현재 출연연의 가장 큰 이슈는 좋은 사람 오게 하는 것”이라며 “후배 연구원들이 많이 들어와 출연연이 국가과학기술 중심기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