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취임 100일을 맞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주요 의제로 ‘외연확장·국민통합·책임정치’를 꺼내들었다. 장기간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총선 겨냥 민생 행보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사심이 배제되도록 ‘시스템 공천’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당대표 취임 100일 비전 발표 및 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절체절명의 선거인 내년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매진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집권 초기 지도부의 연이은 설화로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지만 ‘당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내홍 수습에 적극 나서왔다. 그는 “당의 안정적 운영은 저의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면서 “최고위원 궐위 및 사고 상황에서도 혼란을 최소화해 흔들림 없는 당의 안정을 도모했고, 이제 사고 당협에 대한 조직위원장 선정까지 마무리되면 당은 보다 빈틈 없는 안정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과 원팀으로 하모니를 이루는 ‘건강한 당-정-대 관계’도 자리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안으로는 당의 안정화에 최대 방점을 두었다면, 밖으로는 ‘민생 해결사’로 나섰다. △천원의 아침밥 확대 △가족 돌봄 청년 지원, 전세 사기 대책 마련 △생계 위기 국민에 대한 긴급금융지원 △음주운전 사전 예방 △청소년 마약 문제 대책 △불법집회 시위근절 등의 민생 문제 해결에 매진했다.
이날은 김 대표가 취임 100일인 동시에, 내년 4월 10일에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300일 앞둔 날이기도 했다. ‘총선 승리’가 앞으로 남은 그의 가장 큰 과제다.
김 대표는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외연 확대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시스템 공천도 약속했다. 그는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고, 민주당의 무능과 도덕 상실증에 화가 나신 우리 국민들께 믿음직한 민생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며 “또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하고 공천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대통령실이나 내각 등의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공천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총선을 앞두고 주요 과제로 국민통합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는 ‘국민통합’”이라며 “국민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 명령임을 되새기며 화합행보를 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 대표로서, 보여주기 식 1회용 쇼가 아니라, 진정성을 가진 정치를 하겠다”며 “자칫 습관성 약품처럼 그때그때 시원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 김이 빠지면 맹물만도 못한 ‘사이다 정치’를 추구하지 않고, 은근하고 끈기 있게, 차근차근 숙성시키면서 좋은 맛과 향을 내는 ‘와인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