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한·중 배터리의 마지막 결전 장소나 다름 없습니다. 투자 자금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보강하고 유럽 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기업의 진입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14일(현지시간) ‘인터배터리 유럽 2023’ 행사가 열리는 독일 메세뮌헨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유럽에서 중국 기업과 진검승부를 해야할 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미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도 빠른 속도로 직접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투자 자금이 부족하다보니 유럽 투자가 주춤해졌다”면서 “투자 자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국내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에 대해서는 국가첨단전략산업진흥기금(가칭)과 같은 형태로 첨단산업에 대해 별도의 지원 기금 제도를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풍부한 민간 투자자금이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고려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증설 투자가 진행되는 경우가 없었고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협력업체들에 대한 금융지원까지 수출입은행에서 담당하다보니 힘에 부치는 만큼 민간 은행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정부 투자가 선순위 채권으로 가지 않고 후순위 채권으로 가주면 민간쪽에서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유럽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중국 업체와만 경쟁하려고 하지 말고 유럽의 배터리 업체를 키우는데 우리가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과 유럽 기업이 전략적 파트너가 되면 유럽 업체가 중국 업체가 들어오는걸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이이제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코엑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인터배터리 유럽 행사를 개최했다. 2013년 시작된 국내 이차전지 전문 전시회가 처음으로 자동차 산업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했다는 의미가 있다. 첫 행사를 시작으로 인터배터리를 글로벌 대표 배터리 전문 전시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박 부회장은 “유럽에서 우리 배터리 기업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크고 한국 기업들과 협력에 대한 갈망도 굉장하다”면서 “유럽 기업들 역시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면서 대응 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이에 대한 효과적인 솔루션을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뮌헨(독일)=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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