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 하루 평균 주행 거리는 38.5㎞다. 전기와 가솔린을 함께 사용하면서 전기 에너지만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가 주목받는 이유다. 연료 효율을 향상하고 배출 가스를 저감하는 ‘친환경차’라는 점은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토요타가 올해 국내에 처음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라브4(RAV4)’는 2.5L 하이브리드 엔진과 사륜구동 시스템 등 토요타 최신 시스템을 탑재해 합산출력이 300마력을 넘는다. 기존 하이브리드 배터리보다 10배 강화된 18.1킬로와트(㎾h) 고용량 배터리로 전기 모터를 구동해 전기 모드(EV 모드)로 최대 63㎞ 달릴수 있어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 전동화 차량으로 불린다.
토요타 야심작 라브4를 타봤다. 라브4 PHEV는 길이 4600㎜, 너비 1855㎜, 높이 1690㎜다.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SUV와 비슷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사이드 미러와 백미러로 바라보는 전후방 시야가 넓어 초보자도 운전하기 쉽다. 라브4 오른쪽에 전기 충전 주유구, 왼쪽에 가솔린 주유구가 위치해 국내 소비자에 전동화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토요타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요타 관계자는 “하루 2시간 안팎의 충전만으로 서울 도심의 웬만한 지역에서 출퇴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총 4가지(EV모드·HV 모드·오토EV/HV모드·CHG 홀드모드) 주행 모드를 단추 두 개만으로 선택할 수 있어 조작이 쉬웠다.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EV) 모드, 전기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HV) 모드, EV 모드에서 엔진의 힘을 쓸 수있는 오토 혼용(EV·HV) 모드, 엔진 구동력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EV 주행 거리를 확보한 CHG 홀드 모드 등이다. 시승은 EV모드와 HV모드를 이용했다.
서울 잠실에서 경기도 남양주 거리를 EV모드로 주행했다. 하루 평균 주행 거리를 능가하는 60㎞ 이상 거리로 고객이 만족할만한 주행 경험을 제공하기 충분했다. 한국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MID)가 적용된 계기판에는 EV 모드로 주행할 때 녹색으로 동력선이 표기돼 현재 주행 상태를 알기 쉬웠다. 기존 대비 커진 풀컬러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주행뿐 아니라 특화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1시간 가량 주행했는 데 아직 30㎞를 EV모드로 더 주행할 수 있다는 안내가 나왔다.
남양주로 돌아올때 HV 모드로 주행하니 차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300마력의 힘이 가속 페달부터 느껴졌다. 하이브리드를 시승했을때 차가 무겁다는 느낌이 종종 들었는데, 라브4 PHEV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짜릿하다. 급가속할때 들리는 엔진음은 둔탁해 달리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HV 모드 주행에서의 연비는 복합 기준 15.6㎞/ℓ로 준수하다.
토요타가 차량의 안정성을 강화한 점도 주목됐다. 기존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에 교차로 긴급 제동 보조 및 맞은편 차량 긴급 제동 보조 등 두 가지 기능을 추가 적용했다. 교차로 긴급 제동 보조는 주간 좌우회전 시 차량이나 보행자 존재를 인식,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소리로 알림을 준다. 시스템이 충돌 위험이 높다고 판단하면 제동을 보조한다.
맞은편 차량 긴급 제동은 주간 주행 중 경로 내 마주한 차량이 접근해 충돌이 예상되면 브레이크가 스스로 개입해 제동을 보조한다. 국내 소비자 안전을 위해 성능을 고도화한 것은 충분한 매력지라고 생각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장 부품 기능 고도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글로벌 전동화 추세와 비교해 차량에 탑재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토요타의 자동차 성능과 안전 강화 기준은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 전동화의 선택지를 강화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국내외 출시될 토요타 전동화 모델의 변화는 주목할만하다. 라브4 PHEV 단일 트림의 가격은 5570만원이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