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연구개발(R&D)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R&D융자연계 프로그램 도입에 이어 기술이전과 연계한 신규 지원 사업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R&D 지원을 확대해 기관의 중소기업 기술거래 사업화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보는 미국의 중소기업기술이전(STTR)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민관 협력형 중소기업 전용 산학연 지원제도’(가칭)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STTR은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이 협업해 기술이전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R&D 수요 기업 단독 참여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학·연구소 전문 인력이 협업하는 과제를 지원한다. R&D 기획, R&D, 민간연계 투·융자 3단계에 걸쳐 지원한다. 중기부 자체 사업 뿐만 아니라 범부처 단위에서 부처간 협력으로 기획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것이 목표다.
기보 관계자는 “부처별 R&D사업 가운데 기보의 기술이전 수요발굴이나 중개업무, 지식재산권(IP) 인수보증 제도와 연계해 신규 협력사업 추진이 가능한 사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보의 기술이전 사업화 기능 강화는 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21년부터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에 기보에 중소기업 기술혁신을 위한 전용 계정이 설치되면서다. 기보 고유 업무인 보증사업 외에도 다양한 비금융사업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기보 업무 영역도 중소기업 기술거래를 위한 알선 및 중개부터 기술거래정보ㆍ기술평가정보의 수집ㆍ분석ㆍ유통 및 제공 등으로 넓어졌다. 기보가 보유한 기술거래 플랫폼 ‘테크 브릿지’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추가 사업을 속속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기술혁신 지원도 기술거래 사업을 비롯한 R&D 지원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수립될 전망이다. 내년 시행될 5차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계획에는 기존 출연 방식 R&D를 투자와 융자 등으로 다각화하는 방안 도입이 핵심 과제로 검토되고 있다. 민간 재원을 활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보 보증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신속한 사업화를 위해 기보가 운용하는 IP인수 보증, 사업화 보증 등 프로그램을 폭넓게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화부터 기술이전, 기술보호 등 이른바 R&D 후공정이라고 불리는 분야에서도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때가 됐다”면서 “기술평가 등 기보가 보유한 역량을 적극 활용해 R&D 후공정을 지원할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