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계약이 임박했다. 지난 2년여간 이어온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 OLED 패널 구매 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의 의미는 남다르다. 한국이 잃었던 대형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형 디스플레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다 2021년 중국에 역전됐다.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BOE 등 중국 업체들이 LCD 생산 및 판매 1위에 올랐다. 우리가 과거 일본의 브라운관을 밀어낸 것처럼 이젠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이다.
다행히 국내 기업들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무게추를 옮겼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레드오션이 된 LCD를 접고, 고부가 기술로 노선을 바꾼 것이다. 그것이 바로 OLED다. LG의 화이트 OLED, 삼성의 퀀텀닷(QD) OLED는 다른 어떤 나라도 상용화 못한 기술이다.
다만 확산 속도가 더딘 게 문제다. 하지만 삼성과 LG 양사가 손을 잡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은 세계 1위 TV 메이커이고, LG는 세계 1등 대형 OLED 제조사다. 두 회사의 시너지는 폭발력이 상당할 것이다. 삼성의 QD를 LG가 노트북·모니터에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QD-OLED의 확산을 일으킬 수 있다.
삼성과 LG가 강한 책임감으로 적극적인 협력을 도모하길 기대한다. 거센 도전에 직면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전환점과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디스플레이는 모든 디지털의 창이다. 디지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디스플레이 수요도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 디스플레이가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이자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