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이상거래가 연이어 포착되고 있다. 매일 오전 9시 특정 매물 시초가를 전날 대비 10~20% 가량 높은 가격으로 끌어올린 뒤, 수 시간에 걸쳐 이를 동일한 가격으로 매도하는 거래내역이 확인됐다.
15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S’에 상장된 부동산 ‘A 빌딩’ 거래내역을 보면, 이날 오전 9시 1분부터 정오까지 약 20건의 거래가 모두 동일한 가격(4635원)에 이뤄졌다. 이 플랫폼에 참여하는 시장 참여자들은 개장 직후 정해진 가격으로만 매물을 내놓고 사들였다는 의미다. 이는 다른 날짜, 다른 상장 건물 거래 내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전날(14일) 역시 오전 9시 1분부터 장이 끝나는 오후 3시 30분까지 체결된 거래 35건이 모두 ‘4675원’으로 동일했다. 다른 상장 건물인 ‘B 빌딩’ 거래내역 역시 9시 1분 체결된 ‘4465원’ 가격이 이후 약 40여건의 거래 동안 단 한 번의 변화도 없이 종일 유지됐다. 이 같은 정황은 지난 9일 ‘C 빌딩’ 거래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이상한 거래는 개장 시점에도 매일 반복된다. 매일 오전 9시 정각에만 수백주 대규모 거래가 집중되는데, 거래가격은 전날 기준가 대비 통상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에 체결됐다.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인위적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투자전문가들은 특정 개인이나 세력이 조각투자 상품 종목 가격을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했다.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조각투자 플랫폼은 거래규모가 작아 시세조작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이다.
S 플랫폼 운영사는 이 같은 거래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었지만, 이상거래로 판단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S 운영사 관계자는 “장 초반 거래가 높은 가격으로 이뤄지는 것은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현재 모니터링 중”이라며 “이상거래를 확인하는 자체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으나, 해당 거래내역은 잡히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 내규 및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라 명확한 이상거래 및 불공정거래가 포착될 시 해당 회원에게 서비스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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