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임직원의 성과급, 배당 관련 의사결정 등 상세한 경영현황을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은행 업무가 국민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가 보다 쉽고 자세히 은행의 경형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서 14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12차 실무작업반’을 개최하고,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은행은 은행법령 등에 따라 분기별로 경영실적을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구조로 인해 일반 국민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안)은 은행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떻게 수익을 내며 발생한 수익을 어디에 활용하는지를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크게 △자산·부채 구성 △수익·비용 구성 △당기순이익 활용 3가지 항목을 포함한다.
자산·부채 항목은 대출, 유가증권, 예수금 및 차입금 등 은행의 자산운용 및 조달에 관한 전반적인 구성과 함께 평균금리 등을 포괄해 설명하도록 했다.
수익·비용 항목에는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이자이익, 수수료 이익뿐만 아니라 은행의 주요 비용항목인 임직원 급여도 포함하도록 했다. 특히 대내외 관심도가 높은 임원 경영성과급, 직원 경영성과급, 희망퇴직급 등의 산정기준 및 과거 대비 주요 변동원인 등을 상세히 설명하도록 추진된다.
당기순이익은 자본적립과 배당으로 활용되는데 그 규모와 관련한 의사결정 구조를 설명하도록 해 경영 투명성 제고를 꾀한다.
보고서가 제공되면 특히 개인사업자(SOHO) 대출 규모, 유가증권 현황 등의 통계가 공개됨에 따라 시장동향 분석, 정책효과 평가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은 추가 논의를 거쳐 3분기 중 ‘은행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 세부 구성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매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를 차기 년도 4월 말까지 작성·공개한다. 시행에 앞서 이번 하반기 중 지난해 경영현황에 관한 보고서를 시범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은행마다 보수체계 등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일률적으로 공시할 경우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아울러 은행별 영업전략이 노출됨에 따른 리스크 등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부위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은행의 경영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은행 경영진은 의사결정과정에서 국민과 시장이 어떻게 바라볼지를 더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시장도 은행을 보다 잘 이해하게 돼 은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고히 다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