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누리호 3호가 힘차게 발사해 궤도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며 온 국민이 감동과 환호를 보냈다. 누리호의 연이은 성공으로 이제 대한민국은 항공우주 시대를 견인하는 당당한 선도국으로 도약하게 되었다.
누리호가 운반한 위성은 지구를 관측하거나 통신, 위치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위성을 통한 위치정보를 활용하려면 위성항법시스템(GNSS,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체계가 필요하다.
위성항법시스템은 인공위성으로 지구에 도달하는 전파의 시차를 측정해 원하는 목표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이를 보정하여 간접적으로 위성 또는 지상으로부터 보정된 신호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총칭한다.
많은 분께서 익히 알고 있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최초의 위성항법개발시스템으로 전 세계 항공기와 선박, 차량 등 다양한 분야의 교통체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갖고 있다.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와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중국의 베이두(Beidou)도 다음 주자로 등장했다.
그런데 GPS는 위성 자체의 궤도 오차 뿐 아니라, 전파가 지구의 전리층과 대류층을 통과할 때 굴절로 인한 지연으로 오차가 발생한다. 미국은 이를 보정하여 항공수용량 증대와 안전성 향상을 위해 정보의 신뢰성을 갖는 위성항법보정시스템(WAAS)을 개발했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국제표준(SBAS: 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으로 지정한 후, 각국의 이행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이렇듯 열강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면서도 위성항법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군사적으로도, 미래 육상과 해상, 공중의 모빌리티 교통체계에도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GPS의 약 15∼33m의 오차를 수평 1m, 수직 1.6m 수준으로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신뢰성을 가진 정밀한 위치정보를 제공할 예정으로 국토교통부가 진행하고 있는 한국형 항공위성서비스 KASS(Korea Augmentation Satellite System)가 그 주인공이다.
국토교통부는 KASS 1호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개발해 지난해 6월, 궤도안착에 성공했다. 그리고 현재 지상시스템과의 연계시험, 검증 과정을 거쳐 작년 12월부터 위치기반 산업, 학술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KASS 신호를 시험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항공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표준에 적합한 성능인증도 준비 중이다.
항공용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된다면 최단거리 비행이 가능한 유연한 경로 정보를 제공하고, 산악이나 기타 지상시설에 상관없이 착륙할 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특히, 지형 장애물로 항공기에 계기착륙시설 설치가 어려운 국내 지방공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 분야와 더불어 UAM, 자율주행차, 철도, 해양선박 등 GPS를 이용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KASS의 정확한 위치정보를 모빌리티와 융복합해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교통분야의 신산업을 더 효율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세계는 지금 항공과 우주시대로 나아가는 중이다. 우리가 주도국으로 자리하기 위해선 정밀한 위치정보 제공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마음껏 위치정보 서비스를 누리고 우리가 세계의 기준이 되는 그날까지 국토교통부는 KASS의 구축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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