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디지털금융의 심장을 가다-BNK금융그룹 IT센터

노후 계정·채널·백업장비 등
이중화 구현…성능 60% 향상
68개 면진장치 건물 하중 분산
진도 7.0 이상 견뎌 최고 수준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종합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현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부산역에서 약 40분을 달려 미음산업단지로 들어서자 BNK금융그룹 IT센터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약 1만 8108m² 대지에 연면적 4만 4260m², 지상5층 규모 전산센터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 개발센터로 구성된 IT센터는 지역금융그룹 최초로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BNK금융그룹 IT센터는 그룹의 모든 IT시스템을 하나의 통합전산센터로 집중시켰다. 특히 계열사 기본 전산시스템을 공동 운영하고, 그룹 통합 공동시스템을 발굴 및 구축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였다. 이를 통해 BNK금융그룹 고객을 위한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 디지털전환을 위한 전초 기지로 운영되고 있다.

◇그룹 IT 역량 집약

BNK금융 IT센터는 부산 해운대와 범일동, 서울 상암 등에 흩어져 있던 지주 및 계열사 IT시스템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며 탄생한 만큼 그 규모부터 거대했다.

그룹 IT센터는 부산은행 자가 전산센터 부재에 따른 필요성과 2014년 경남은행 편입에 따른 전산설비의 이전 필요성에 따라 건립을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4년 6월 구축 컨설팅부터 같은 해 12월 부지 매입까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이후 약 2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7년 6월 전산센터가 준공됐다. 같은 해 10월에는 계열사 IT인프라 재원 이전을 모두 완료했다.

IT센터는 BNK금융지주 산하 9개 계열사 중 전자금융업을 수행하는 금융계열사인 부산·경남은행을 포함한 총 7개사 전산 인프라를 관리 및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 IT센터가 다양한 장소에 있어 분산됐던 그룹 내 계열사 간 IT사업 운영 시너지가 강화됐다.

기존 노후화된 그룹 전체 금융 IT인프라 운영 환경을 개선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노후된 계정, 채널, 정보계 서버와 스토리지, 백업장비 등 모든 시스템을 이중화로 구현해 하드웨어 장애 시에도 서비스 다운타임 없이 부품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IT센터 구축 이후 전반적으로 60%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이날 방문한 종합상황실에서는 직원들이 모니터링 솔루션을 통해 각 계열사의 다양한 채널에서 일어나는 거래들을 실시간 관리하고 있었다. 화면에는 고객이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어떤 거래를 하고 있는지, 금액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등 전체 현황이 일목요연하게 업데이트 됐다. 특히 속도가 늦다거나 에러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확인할 수 있어 고객 불편함이 커지기 전에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다.

송위창 부산은행 IT기획부 부부장은 “과거에는 서버 장비, 시스템 인프라 중심의 관리가 진행됐다면 현재는 고객 중심의 채널별 관리, 응답 속도 확인 등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IT센터에서는 장애·재해 등에 대비한 업무연속성 확보를 위한 재해복구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회사가 본질적 갖추어야 할 선진화된 기반시설을 통해 대고객 신뢰도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관계자가 건물 내 면진기록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관계자가 건물 내 면진기록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금융사 최초 면진 설계로 비상상황 사전 대비

국내 금융사 최초로 전산센터에 면진설계를 적용한 BNK 금융그룹 IT센터는 금융권에서 ‘천공의 섬’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면진 부문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일본 NTT Facility사의 가이드를 통해 설계됐다. 이에 진도 7.0 이상 지진 등 재해를 견딜 수 있다.

실제 이날 전산센터 지하로 내려가자 천연고무로 만들어진 68개의 면진장치가 건물의 하중을 분산하도록 설치돼 있었다. 실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움직였던 만큼 면진기록장치에 금이 가 있어 그 성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전산센터의 직원들 중 단 한 명도 지진을 느끼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IT센터는 국제 전산센터 안정성 평가기준 티어(Tier)3+등급 이상의 설계 적용됐다. 또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한 공조설비 설치와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 재생 에너지 사용량을 높였다. 에너지 효율성 PUE 1.5 수준이 적용돼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ESG 환경 경영에 기여할 수 있다.

전기설비 또한 2개의 변전소로부터 전기를 받도록 이중화 해 재난 상황에 대비하도록 했다. 발전소 내부 문제에도 대비해 화력이 끊길 경우 다른 에너지를 대체해 받을 수 있다. 전기가 끊겨도 자체 자동발전을 할 수 있는 발전기 5대도 갖추고 있다.

그룹 전체의 IT인프라를 보유한 IT센터인 만큼 강력한 보안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주차출입 관제시스템, 스피드게이트, 케이지 출입보안 등 일반 보안시스템 외에도 X-레이, 생체인식 인증시스템, 카드단말기, 인터락킹 도어(튜브게이트) 등 글로벌 수준 보안 신기술을 적용했다.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기자가 관계자에게 건물 내 면진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부산 강서구 BNK금융그룹IT센터에서 기자가 관계자에게 건물 내 면진설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고도화 전초기지 역할

이같이 선진화된 IT센터의 운영으로 BNK금융그룹은 클라우드 등 디지털 혁신 기술 인프라를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현재 부산은행은 챗봇, 디지털바우처 등 신규 실증(PoC) 필요 업무에 클라우드를 상시로 활용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올해 자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해 단위 업무 신규사업 인프라를 적기에 지원하고 있다.

인프라를 기반으로 각종 금융 사고 등에 대비해 정보보안 분야 또한 고도화 하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최근 고객망 포렌식 시스템 확장, 인공지능(AI) 기반 전자금융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 등 대고객 보안 강화를 위한 분야를 구축했다.

또 머신러닝 기반 이메일 전수검사시스템 구축, 보안점검시스템 구축 등 임직원 대상 보안 강화를 위한 시스템 고도화도 함께 추진해 내·외부 공격으로부터 고객 정보와 내부시스템을 보호하고 임직원의 정보보호 의식 고취 강화 등에 자원과 인력을 적극 투자 중이다.

부산=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